결국 푸틴 등진 프리고진 행보는…"사형해야" 주장도(종합)

김정남 2023. 6. 2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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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반란을 주도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결국 러시아를 등지고 벨라루스에 터를 잡았다.

'23년 철권 통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권 충신에서 반란 수괴로 전락한 것이다.

프리고진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최근 협상 당시 반란을 멈추는 대신 가담자에 대한 처벌을 취소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지원 예산 용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게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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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 묘연하던 프리고진, 벨라루스 착륙
반란 수괴 전락…벨라루스서 활동 불투명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무장 반란을 주도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결국 러시아를 등지고 벨라루스에 터를 잡았다. ‘23년 철권 통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권 충신에서 반란 수괴로 전락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그를 ‘반역자’로 규정한 만큼 추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이목이 모아진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진=AFP 제공)

2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 있다”고 국영 벨타통신을 통해 밝혔다.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이튿날 철수 결정을 내린 뒤 행방이 묘연했다. 이후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를 떠나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부근에 착륙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를 공식 확인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할 때 러시아 정부와 프리고진 사이에서 중재·협상을 이끌어낸 인사다.

주목할 것은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빠르게 마무리하는 와중에 벨라루스행이 알려졌다는 점이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반란 사건의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리고진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최근 협상 당시 반란을 멈추는 대신 가담자에 대한 처벌을 취소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한 것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 국방부는 바그너그룹이 보유한 대형 군 장비를 정규군으로 인계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절대 권력을 자랑하던 푸틴 대통령이 리더십을 다시 회복하고자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시간을 두고 프리고진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해야 그동안 유지한 철권 통치를 이어갈 수 있어서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에게는 안전 보장을 천명하면서도, 프리고전에 대해서는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지원 예산 용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게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날 반란 진압에 참여한 군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바그너그룹의 인건비로 860억루블(약 1조3000억원) 이상 지급했다”며 “수사당국은 바그너그룹과 수장에 지급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강경 푸틴 지지층에서는 프리고진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러시아 총리는 BBC를 통해 “푸틴은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리고진의 추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가 러시아의 최대 동맹국인 벨라루스에서 안전을 보장 받으며 계속 지낼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프리고진이 과거 활동했던 아프리카로 돌아가 잠적할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하게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협상 결과에 따라 벨라루스에 새로운 거점을 만들 수 있다는 추측 역시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바그너그룹 지휘관이 와서 우리를 돕는다면 값진 일”이라며 “그들로부터 전투 경험을 얻어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들을 위한 캠프를 새로 건설하지는 않겠지만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군사기지 중 하나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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