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그너 그룹·프리고진 연관된 기업 4곳과 개인 1명 제재

바그너 반란 사태로 연기 가능성 거론됐지만 예정대로 제재

러시아 용병 조직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2023.6.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27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 사태를 일으켰던 민간용병 기업인 바그너 그룹과 관련해 개인 1명과 기업 4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들 제재 대상은 "폭력적인 러시아 군사 그룹인 바그너 그룹과 그 설립자이자 소유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관련돼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제제 대상에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기반을 둔 마이다스(Midas)와 디암빌(Diamville) 등 2곳과 두바이에 기반을 둔 인더스트리얼 리소스(Industrial Resources)와 러시아에 본사가 있는 유한책임회사(LLC) '디엠(DM)'이 포함됐다. 이들 회사는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과 관련돼 있다고 OFAC는 설명했다.

채굴 회사인 마이다스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금광 채굴권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 및 다이아몬드 구매회사인 디암빌은 바그너 그룹의 사업 자금 조달에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용품 유통업체인 인더스티리얼 리소스는 디암빌과의 거래를 통해 프리고진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 왔으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온 금을 미국 달러로 전환하는 디암빌의 금 판매 계획에 함께 관여했다. 디엠 역시 금 판매 계획에 참여했다.

재무부는 이어 바그너 그룹 임원인 러시아 국적의 니콜라예비치 이바노프도 말리에서 무기 거래, 채굴 문제 등과 관련해 프리고진과 협력했다면서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브라이언 넬슨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재무부의 제재는 바그너 그룹의 재정 네트워크와 국제 조직의 주요 행위자들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넬슨 차관은 이어 "바그너 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말리와 같은 국가들의 천연 자원을 착취해 잔혹한 작전에 자금을 지원한다. 미국은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그리고 다른 곳에서 바그너 그룹의 확장과 폭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바그너 그룹의 수익원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정부가 바그너 그룹을 제재할 경우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편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재 발표 시점을 당초 27일에서 연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지만, 제재는 이날 예정대로 발표됐다.

이와 관련,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제재 발표 전 진행된 브리핑에서 "미국은 바그너 그룹에 책임을 묻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조만간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발표를 예고했다.

밀러 대변인은 이어 "이번 제재는 지난 주말 발생한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이번 것은 바그너 그룹의 아프리카 활동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바그너 그룹이 활동한 모든 곳에서 죽음과 파괴가 뒤따랐으며, 미국은 바그너 그룹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