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반등 총공세… 결실만 남았다
[편집자주]지난해부터 이어진 제약바이오 투자 한파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그러던 K-제약바이오는 올 들어 JP모건 헬스케어와 바이오USA 등 국제 콘퍼런스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잇따라 굵직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내놓는다. 기술수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반등을 예고한 업계를 살펴봤다.
①"조짐 보인다"… 바이오 골드러시 전환할까
②제약바이오 반등 총공세… 결실만 남았다
③기업은 준비 완료… 정부의 제약바이오 육성 현주소는?
바이오 산업의 중심지 미국 보스턴. 지난 5~8일 전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분야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보스턴에서 열렸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체 관계자, 연구자, 투자자들이 방문했다.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홍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 트렌드, 해외 주요 바이오 업체와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서다. 주최 측 추산 지난해 바이오USA엔 전 세계 60개국에서 1만3000여명이 다녀갔는데 올해에는 전 세계 85개국 1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향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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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해 13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제약바이오 기술수출은 지난해 6조2559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올 1분기 들어 8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반전에 불을 지폈다. 2분기 들어선 1분기보다 저조한 2건의 기술수출이 이뤄져 주춤한 모양새지만 계약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점진적으로 많아지는 만큼 긍정적인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USA를 비롯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통해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관심도가 커졌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세계보건기구 긴급사용목록에 등재됐고 선진 의약품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국산 약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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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는 항체 약물 접합체(ADC) 신약 파이프라인(LCB84)의 미국 임상 1·2상에 진입한다. 지난 5월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했고 지난 22일 임상 진행을 승인 받았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임상 1상을 통해 고형암 대상 LCB84의 단독요법과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한 뒤 임상 2상에선 용량을 결정한다.
LCB84는 TROP-2라는 항원을 타깃하는 ADC 신약이다. TROP-2는 삼중음성 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는 단백질이다. 현재 TROP-2를 타깃하는 ADC 신약으로는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의 '트로델비'가 있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4분기 환자 투약을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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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사 MSD에 기술수출한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신약의 임상 2상 중간결과가 유럽 간학회에서 공개된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15년 12월 얀센에 총 9억1500만달러에 기술수출된 비만·당뇨약이다. 2019년 얀센은 권리를 반환했고 한미약품은 2020년 8월 MSD에 NASH 치료제로 기술수출했다.
NASH는 글로벌 제약사도 신약을 개발하지 못한 분야다. 그만큼 신약에 대한 수요가 큰 질환이다. FDA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했다.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FDA에 품목허가 신청 시 비용이 면제되고 허가심사 기간이 단축되는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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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애브비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휴미라는 전 세계에서 35억4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한 수치다. 특히 미국에서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은 휴미라 매출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지역이다. 휴미라 미국 매출액은 29억4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1% 떨어졌다.
휴미라의 매출 감소는 지난 1월 미국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가 미국에서 출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애브비가 휴미라의 가격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암젠의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암제비타는 출시 첫 3개월 만에 5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월 릭 곤잘레스 애브비 최고경영자(CEO)는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인해 휴미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1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출격하는 기업들은 기대감을 키웠다. 출시가 예고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8종에 달한다. 특히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대표 주자로 등극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5월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품목허가를 이끌어냈다. 일찍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의 FDA 품목허가를 이끌어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동시에 출격한다.
양사는 고농도 바이오시밀러라는 장점을 내세워서 시장 선점에 나선다. 현재까지 FDA 품목허가를 받은 8종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고농도로 허가받은 기업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단 한 곳뿐이다. 미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심포니헬스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달리무맙의 약 85%는 고농도 제형이 차지하고 있다.
휴미라와 바이오시밀러 간 상호교차처방 제도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호교차처방은 병원에서 휴미라로 처방받았더라도 환자가 임의로 해당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해 약을 받을 수 있는 FDA 제도를 가리킨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모두 교차처방을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상호교차처방이 가능한 제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뿐이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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