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 안팎 성장 가능하다"며 꺼낸 부양책의 향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단됐던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이하 다보스포럼)가 27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한 가운데 중국이 경제성장률 5% 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창 중국 총리는 이날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나서 올해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를 넘어설 것이라며 올해 목표 성장률 5%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리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올해 4~6월 성장률은 1~3월(4.5%)을 웃돌 전망"이라며 "올해 목표 성장률 5% 안팎 실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보다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도 예고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중국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빗나가면서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려 목소리가 커진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목표 성장률 달성에 자신감을 보인 것은 앞으로 더 많은 부양책과 규제 완화를 발표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공개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이 목표치마저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에도 중국 내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UBS그룹·스탠다드차타드·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앞서 중국의 5월 물가지수,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5.5% 이하로 내렸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종전의 5.5%에서 5.1%로 내리며,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새롭게 제기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장벽이 널리 퍼져 세계를 분열과 대립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 문제의 정치화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리 총리는 "만약 어떤 산업망에 위험이 있더라도 어떤 정부나 정부 관련 조직이 나선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의 리스크 탐지는 기업이 가장 민감하며, 기업이 큰 발언권을 갖기 때문에 기업이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 정부와 유관직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고,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한층 더 결집해 개방적인 세계 경제를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며 "인위적으로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리 총리의 이날 발언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특정 투자를 규제하는 등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중국 공급망 '제거'에 협력하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고 짚었다.
한편 하계 다보스 포럼은 중국이 지난 2007년부터 세계 경제와 글로벌 이슈 논의 주도를 목표로 매년 랴오닝성 다롄 또는 톈진에서 개최하는 행사다. 팬데믹 여파로 2019년 다롄에서의 제13차 회의 이후 개최가 중단됐다가 올해 4년 만에 재개됐다. 이번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열리며 '기업가 정신: 세계 경제의 원동력'을 주제로 진행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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