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고혈압 환자 1260만명 시대…2030도 4년 전보다 30%↑

강승지 기자 2023. 6. 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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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혈압 조절되는 환자 많지 않아…약 안 챙겨먹었다는 방증
박창규 고혈압학회 회장 "복용패턴에 심혈관질환 위험 30%↓"
대한고혈압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의 박창규 교수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래 살 수 있게 되면서, 또 식습관의 서구화나 운동 부족 등으로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다. 고령층뿐만 아니라 2030 젊은층 환자도 눈에 띈다. 연령대가 어떻든 다른 질병이 있든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을 잘 챙겨 먹으라는 게 의료진의 조언이다.

불규칙적이면 규칙적인 경우보다 뇌졸중, 심부전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0%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30대 환자 중 혈압이 조절되는 환자는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아, 이들이 약 복용에 소홀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창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생활 습관 개선과 약물치료 병행이 중요하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약을 꾸준히 먹으며, 건강한 일상을 누려달라"고 당부했다. ◇혈압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상승

고혈압은 수축기로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 90㎜Hg 이상, 둘 중 하나만 높아도 진단된다. 젊다면 더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의료진은 수축기 130㎜Hg 이상 또는 이완기 90㎜Hg 이상인 경우 고혈압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학회에 따르면 2016년 약 1100만명이던 고혈압 환자 수는 2021년 약 1260만명까지 늘었다. 박 교수는 "혈관은 노화 진행에 따라 점점 경직, 확장되며 이에 따라 혈관의 저항력이 강해지면서 혈압이 오른다"고 말했다.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 고혈압 환자 수도 늘 수밖에 없다.

이때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 등 추가 위험인자도 있다면 혈관 노화 현상이 더 빨라진다. 국가건강검진의 활성화, 혈압계가 어디든 흔히 배치된 특징 덕에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2030 젊은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9만5767명에서 2021년 25만2938명으로 약 30% 늘어났다.

대한고혈압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박창규 교수

하지만 박 교수는 관리 수준이 좋지 못하다며 "환자 연령별 조절률은 19~29세 8%, 30~39세 15.2%, 40~49세 35.2%, 50~59세 50.4%, 60~69세 61% 순으로 높았다. 젊을수록 질환 인지율과 조절률 모두 낮다. 30대 환자 중 혈압이 조절되는 비율은 10명 중 2명도 안 된다"고 전했다.

혈관은 압력을 이겨내려 혈관 벽을 두껍게 만드는데, 결국 동맥경화증으로 이어진다. 박 교수는 "방치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훨씬 커진다. 특히 젊은 나이면 비교적 오랫동안 혈관 손상 기간이 유지돼 장기적으로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아질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연령별 고혈압 유병률과 관리수준(박창규 대한고혈압학회 회장 및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제공)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박 교수는 뇌졸중을 예로 들었다. 뇌졸중의 원인질환 50%는 고혈압이라서다. 고혈압성 심장병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심부전도 있다. 특히 고령의 여성 고혈압 환자에게서 심부전이 많이 발생한다. 이밖에도 이상지질혈증,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의 30~40%는 고혈압에서 기인한다.

이어 "혈압관리가 되지 않으면 콩팥의 모세혈관들이 망가지면서 섬유화된다. 이후 기능이 약화되다가 만성 콩팥부전, 말기 심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절반은 시간에 따라 당뇨병도 갖고, 당뇨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고혈압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창규 고혈압학회 회장이 추천한 고혈압 예방 7대 생활수칙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생활습관과 약물치료가 핵심"…변동성 관리에는 암로디핀 효과 알려져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약물치료를 꾸준히 잘 받아야 한다. 고혈압 약에는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ACE(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가 있다. 기본적으로 칼슘채널차단제와 안지오텐신2 수용체가 많이 사용된다.

박 교수는 "높은 혈압은 약물없이 관리할 수 없다. 1일 1회 정해진 시간에 먹으면 된다. 약을 매일 복용하다가 하루 놓쳤다면 가급적 그날 중에는 복용하라"며 "음주한 날일수록 약을 꼭 먹어야 한다. 음주 후 혈압은 2~4시간 뒤부터 훨씬 더 많이 올라가고 오래가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혈압은 혈당, 콜레스테롤과 마찬가지로 수치가 일정하게 조절되지 않고 변동성이 심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아진다. 현재까지 확인된 연구를 보면 고혈압 환자에서 평균 혈압 수치는 같더라도 혈압 변동성이 적을 때보다 클 때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았다.

박 교수는 "변동성 관리도 중요하다. 약효가 좋고 약 작용 시간이 긴 약제를 꾸준히, 지속적으로 먹어야 한다. 혈압 변동성에 가장 좋은 약은 칼슘채널차단제"라고 소개했다. 칼슘채널차단제 중 반감기가 48시간인 암로디핀 성분은 작용 시간이 현존하는 약 중 가장 길고, 임상 연구도 많다.

암로디핀 5㎎ 약이 용량이 16배 많은 텔미사르탄 80㎎ 약과 비슷한 평탄지수(매시간 측정한 모든 혈압을 분석해 평가하는 활동 지표)로 확인됐고 로사르탄 50㎎, 발사르탄 80/160㎎, 라미프릴 10㎎ 등 다른 치료제의 단일 요법보다 더 낮은 혈압 변동성을 보였다.

끝으로 박 교수는 "고혈압은 혈관 노화로 생긴 질환이니 당연한 현상인 셈이다.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 병행이 중요한데, 체중 관리를 비롯해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로 혈압 변동성을 관리하며 일상을 누리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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