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달라도 ‘단체 해외연수’에는 한마음…전남 단체장·의장 잇따라 ‘친목성’ 외유
전남지역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장들이 잇따라 ‘단체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다. 지역 역점사업 등과 관계없이 친목 모임처럼 미주나 유럽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부적절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라남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 4월 8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선진지 비교시찰’을 다녀왔다. 해외연수에는 전남지역 22개 시·군의회 중 17개 시·군의 의장이 참여했다.
일부 의회에서는 의장 수행을 위해 2명 이상의 공무원이 동행하기도 했다. 무안군의회에서는 수행 공무원이 3명이나 따라갔다. 여수시와 목포시·광양시·해남군·영광군의회에서도 공무원이 2명씩 동행했다.
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방의회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국외 유명도시의 문화 역사지구 활용 및 도시재생에 대한 우수정책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연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주요 방문지는 미국 뉴욕과 보스톤, 워싱턴, 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올, 퀘백 등의 유명 관광지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 국회의사당 등은 견학만 했다.
전남 여수시장과 광양시장, 보성군수, 고흥부군수 등도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가 추진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들은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체코 등 동유럽 4개국을 방문했다.
단체장 1인당 연수비용은 900여만원이 들었다.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는 “남해안을 끼고 있는 전남과 경남지역 단체장과 공무원들이 동유럽 도시들의 관광사례와 해안관광 개발 부분들을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군수와 화순군수는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가 주관한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군수들은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는 전국 농어촌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이다. 이번 연수에는 전남지역 군수 2명 외에도 협의회장인 경북 의성군수와 충북 영동군수, 경기 양평군수 등 전국의 군수 10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 단체장과 의회 의장들의 ‘단체 해외연수’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자체마다 역점 시책과 관심분야 등이 다른데 단체장과 의회 의장들이 함께 모여 해외연수를 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친목 도모를 위한 이런 식의 해외연수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지역 현안 연계를 위한 해외연수라면 단체장과 실무 부서 공무원들이 함께 현장을 찾는게 훨씬 효과적”이라면서 “적은 인원으로 연수 목표를 정확하게 정한뒤 현지를 찾아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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