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뱅크 2년 60만 고객 모았다…"디지털로 인니 은행 10위권 진입"
[편집자주]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 연이어 발생한 은행 파산은 '뱅크데믹' 충격을 남겼다. 새로운 금융 질서가 만들어지는 지금, 'K-금융'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꿈꾼다. 코로나19로 영업확장이 어려운 시기에도 국내 금융회사는 꾸준히 글로벌 영업을 확대했다. K-금융의 글로벌 성공 전략을 현지에서 직접 보고 왔다.
금융 분야도 마찬가지다. 수십 개의 은행이 '디지털 은행'을 자처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다. 특히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는 눈에 띈다. 하나은행 인니 법인과 플랫폼 기업 라인이 협업해 설립한 '라인뱅크 바이 하나은행'이 지난 10일 서비스 개시 2주년을 맞았다. 출범 2년 만에 신규 고객 60만명, 신규 계좌 78만좌라는 성과를 거뒀다.
라인뱅크의 빠른 고객 확보는 라인의 '재미있는 사용자경험'과 하나은행의 '금융 노하우'가 합쳐진 결과다. 라인뱅크는 올 3월부터 고객이 셀피(Selfie)를 찍고 안면 인식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했다. 여전히 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화상통화를 거쳐야 하는 대부분의 현지 은행과 차별화된 접근성이다. 앱의 구성과 기능, 거래 과정도 MZ세대에 맞게 간결했다. 라인뱅크를 총괄하는 최진열 디렉터는 "가장 쉽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서 고객의 편의성을 넓히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라인뱅크의 성공과 함께 하나은행 인니 법인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4조955억원으로 전년(3조7945억)과 비교해 약 8% 증가했고, 순이익은 515억원으로 전년(175억)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같은 기간 동안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1.26%에서 0.94%로 줄이며 연체율이 3.64%에서 1.38%로 떨어지는 등 건전성 지표도 좋아졌다.
하나은행 인니 법인은 디지털 신용대출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봤다. 인니 국민의 중위 연령은 30세가 안 된다. 경제 참여와 자산축적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경쟁자가 없지 않다. 인니 양대 라이드 헤일링(호출형 승차 서비스) 기업인 Gojek과 Grab은 각각 Bank Jago, Bank Fama에 투자하며 디지털뱅크 시장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 인니 법인은 자신감이 넘친다. 오히려 기회라고 보고 있다. 문성혁 하나은행 인니 법인 부행장은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디지털뱅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다른 대형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을 추진함과 동시에 자체적인 기술력을 통해 더 커진 시장 파이를 더 많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도 갖췄다. 2018년 3월 인도네시아 모든 은행을 통틀어 최초로 선보인 QR코드를 이용한 무카드 현금인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 ATM에서 생성되는 QR코드를 앱으로 스캔하면 현금을 즉시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내에 AI를 통한 펀드 추천과 비대면 펀드 가입이 가능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박종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하나은행의 가장 명확한 전략적 목표는 디지털 전환"이라며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 향후 5년 내에 20위권, 중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 내 '10위권'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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