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독 보안부 문서고 찾은 주독대사 "北정권에 엄중한 경고"

이율 2023. 6. 28.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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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독 국가보안부 슈타지가 시민들을 감시·사찰한 기록이 보관된 슈타지 문서고를 둘러본 김홍균 주독일대사는 27일(현지시간) "오늘 둘러본 현장은 북한 정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구동독 국가보안부, 비밀경찰 슈타지가 구동독 시민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 결과 남긴 폭이 111km에 달하는 자료를 연방기록원에 보존해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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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이사회 의제로 북한인권문제 채택 추진해야"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구동독 국가보안부 슈타지가 시민들을 감시·사찰한 기록이 보관된 슈타지 문서고를 둘러본 김홍균 주독일대사는 27일(현지시간) "오늘 둘러본 현장은 북한 정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슈타지 문서고 방문한 주독대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베를린 슈타지 문서고 방문한 김홍균 주독일대사. 2023.6.27

그는 이날 현장 방문을 마치고 특파원들과 만나 "지금 동서독이 통일된 지 3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구동독의 독재를 청산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우리도 언젠가 통일되면 그날까지 모든 가능한 기록을 다 적립해 처벌해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올해 정부가 처음 북한 인권 보고서를 낸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인권 문제는 그 자체로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지 어떤 정치적 상황이나 이념적 차이 때문에 이를 타협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남북 관계가 좀 더 잘 되게 하거나, 북한 핵 문제에 있어 좀 진전하기 위해 북한 인권 문제는 뒤로 미뤄야 한다는 식의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슈타지 사찰 기록 살펴보는 김홍균 주독대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김홍균 주독대사가 슈타지 사찰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2023.6.27

그는 "한 번도 북한이 이를 고맙게 받아들여서 남북 관계든 북핵 문제든 진전이 있었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2024~2025년 임기)에 선출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비상임이사국으로서 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안보리 이사회 의제로 북한 인권 문제를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함께 안보리에서 활동하는 아주 좋은 기회인데, 그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구동독 슈타지 치하에서 동독 사람들이 살아간 모습을 생각하면 그보다 더한 북한 주민들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 건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구동독 국가보안부, 비밀경찰 슈타지가 구동독 시민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 결과 남긴 폭이 111km에 달하는 자료를 연방기록원에 보존해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슈타지문서고 방문한 주독대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슈타지 문서고를 방문한 김홍균 주독대사가 27일 미하엘 홀만 연방기록원장, 알렉산드라 팃제 슈타지문서고 대표, 다그마 호베슈테트 슈타지문서고 실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6.27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구동독 지역 인권 운동가들의 요구에 따라 1990년 설립된 슈타지 문서고에서는 1992년부터 일반시민도 자기 문서를 열람할 수 있다. 설립 이후 모두 330만건 이상의 열람 요청이 접수됐고, 모두 217만명이 문서를 열람했다.

이날 미하엘 홀만 연방기록원장, 알렉산드라 팃제 슈타지문서고 대표와 면담한 김 대사는 이달 들어 연방독재청산재단을 방문하고, 구동독 인권 투사였던 요아힘 가우크 전 독일 대통령과 면담한 바 있다. 이후에도 동독정치범 수용소와 한국의 하나원과 같은 마리엔펠데긴급수용소기념관 등 구동독 주민 인권 관련 기관을 돌아볼 예정이다.

슈타지문서고 설명 듣는 주독대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김홍균 주독대사가 27일(현지시간) 다그마 호베슈테트 슈타지문서고 실장으로부터 문서고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3.6.27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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