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신도시, 늘어나는 불안감 [무너진 1기 신도시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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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등 시설물은 파손된 채 방치... 30년간 아무런 조치 없어 한숨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 마련 시급”
1980년대 후반 정부는 폭등하는 집값 안정과 주택난 해결을 위해 서울 근교인 경기도에 5개의 신도시를 건설했다. ‘1기 신도시’인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이다. 당시 ‘꿈의 신도시’라 불리며 경기도민의 생활 터전이 돼 온 1기 신도시가 어느덧 30년을 도래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1기 신도시는 과거의 영광을 찾기 힘든 모습이다. 도시 기반시설 노후화부터 고질적인 교통 및 인프라 문제, 슬럼화 현상 등 곳곳이 멍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일보는 1기 신도시에 대한 현황을 살피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조성한 지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으니 무너질 수 밖에요. 또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두렵기만 합니다.”
27일 오전 10시께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소재 구미교. 왕복 8차선 도로 양쪽 끝에 각각 마련된 보행로 바닥이 모조리 파헤쳐진 채 작업이 한창이었다. 교량 밑으로 설치된 가설 지지대 10여개는 왠지 모를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눈살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분당에서 30년 이상 거주했다는 정모씨(70대)는 “정자교 붕괴 사고 이후 불안감이 커졌다”이라며 “이후 교량 일제 점검을 하고 있지만 사고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불안해 했다.
비슷한 시각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대형 상업지구 상황도 마찬가지. 조성된 지 20여년이 지난 탓인지 화려한 간판과는 달리 건물 자체는 이미 노후화가 시작된 지 오래된 느낌이 역력했다. 대다수 건물 외벽 페인트가 심하게 벗겨져 있었으며 일부 건물은 천장이 파손돼 있거나 계단 등이 녹슨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야외에 설치된 벤치 등 각종 시설물은 칠이 벗겨져 있는 데다 부분 파손까지 돼 있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오후 4시께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일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겉보기에도 지어진 지 수십년이 지난 듯한 한 건물 인근의 한 전봇대 밑 지반에선 침하현상이 진행 중이었고, 전선은 축 늘어진 채 방치돼 있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평촌에 거주하는 정모씨(30대·여)는 “1기 신도시 건물은 대부분 부서지고 녹슨지 오래”라며 “곳곳에 각종 위험이 있는데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1기 신도시의 기반시설이 노후화되고 있어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민 안전 뿐만 아니라 도시 침체를 가속화 시키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정보공학과 교수는 “교량은 물론 1기 신도시 기반시설이 모두 노후한 상태다. 언제 큰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 점검 이외에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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