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찾아 다닥다닥... 조명 최소화·천적 풀어 대처 [로컬이슈]

김경수 기자 2023. 6. 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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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급수 이상 서식 하루살잇과 곤충... 주민들 여름철마다 혐오감으로 몸살
남양주는 올해 첫 신형 포충기 도입... 여주선 상위 포식자 ‘대농갱이’ 방류
양평•남양주•하남 등 한강 유역 주민들이 여름마다 동양하루살이 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27일 오후 남양주시 한강공원 삼패지구 여자화장실 앞에 몰려든 동양하루살이 떼. 조주현기자

 

매년 반복되는 동양하루살이 피해

동양하루살이는 몸 길이 10~20㎜, 날개 길이 50㎜ 등으로 겹눈은 갈색이고 다리 부절 사이는 검은색이다. 날개는 반투명하며 위쪽 가장자리 부근은 초록색이다.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하루살잇과 곤충으로 5, 6월 서울 강동·광진·송파·성동과 경기 양평·남양주·하남 일대에 나타나며 5일 이내 자연적으로 사멸한다.

2000년대 이후 한강 인근 수질이 개선되면서 매년 여름마다 상권 주변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남양주 덕소에서 많이 나타나 ‘덕소 팅커벨’로 불리기도 한다.

입이 퇴화해 파리나 모기처럼 동식물에게 질병을 옮기진 않지만 번식을 한번 진행하면 엄청난 개체수가 생겨난다.

다만 혐오감을 준다는 점에서 정서적·위생해충으로 분류하고 있다. 밝은 빛을 좋아하는 습성 탓에 가로등 같은 불빛을 보고 집중적으로 모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강유역에 관련 민원이 집중되는데 해당 구역은 수질보호구역이어서 화학성분의 살충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 계피, 시트로넬라, 데리스 등에서 추출한 친환경 농자재 제품을 박멸에 이용하고 있다. 가로등 같은 불빛이 있는 공간 아래 끈끈이 트랩을 설치해 방제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에 대처하기 위해선 빛 밝기를 조절하고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 등을 서식지에 방류하면 된다.

천적은 잠자리, 거미 등 절지동물이나 개구리 등 작은 동물도 있다. 덩치 큰 포유류에게 먹히기도 한다.

특히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들을 풀어 유충을 잡아먹게 할 수도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매년 대농갱이 등을 하천에 방류하고 있다.

남양주시의 경우 지난 2021년 대농갱이 4만마리를 방류했고 지난해는 583% 증가한 27만3천마리를 풀었다.

여주시는 지난 2020년 대농갱이 10만8천마리, 다슬기 111만6천200마리, 2021년 대농갱이 68만마리, 다슬기 120만마리, 지난해는 대농갱이 18만4천마리와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다슬기 225만마리를 방류했다.

벌레 방제기구인 포충기 설치도 매년 늘고 있다. 여주시는 2021년 148대, 지난해 181대, 올해 191대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남양주시는 올해 처음으로 신형 포충기를 도입해 출몰이 잦은 한강공원에 33대를 설치했다.


양평•남양주•하남 등 한강 유역 주민들이 여름마다 동양하루살이 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27일 오후 남양주시 한강공원 삼패지구 여자화장실 앞에 몰려든 동양하루살이 떼. 조주현기자

전문가 제언 “수질환경지표種… 무작정 방제보단 생태의식 필요”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가 수질 개선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방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생태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특히 수서생물의 먹이 역할을 하고 있어 함부로 개체수를 조절하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제가 아닌 공존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연재 고려대 생태공학부 교수는 “동양하루살이는 5월 중하순, 8월 하순~9월 초순 발생하는데 최근 기온 상승으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동양하루살이가 서식한다는 건 수질 환경이 양호하다는 의미지만 문제는 불빛에 이끌리는 특성상 주민과 상가 등에 피해를 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이나 길에 쌓인 사체가 날리지 않도록 제때 청소하는 등 지자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병원균을 옮기거나 독이 있는 곤충이 아니고 사나흘밖에 살지 못하는 만큼 불편을 감수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생물팀 주무관도 “동양하루살이가 많아진 건 강과 하천 등의 카드뮴 함량 등이 낮아진 데 따른 수질개선 지표”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의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조양래 남양주시 이통장연합회장은 “지난 3년간 방제에 나섰지만 되레 확산하고 있다”며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방제하는 것보다 공존할 수 있는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조건적인 방제보다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매년 지자체가 대책을 마련하려 하기 때문에 실효성 없는 정책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발생예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동건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는 “동양하루살이는 모래나 자갈 등이 깔린 강과 하천 바닥에 굴을 파고 서식하는 만큼 장마나 태풍이 올 때 함께 쓸려 나가면서 개체수가 조절된다”며 “최근 3, 4년은 영향이 적었고 천적인 조류도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데다 수변에 아파트와 상가 등이 인접해 불빛에 끌리면서 몰리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대당 100만원이 넘는 포집기 수십대를 설치할 때면 동양하루살이는 이미 산란 후 사라져 버린 뒤인 만큼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예보제를 시행해야 한다”며 “발생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면 해당 기간 점등시간을 늦추고 조도를 낮추는 등 여러 대책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컬이슈팀

김경수 기자 2ks@kyeonggi.com
박용규기자 pyk1208@kyeonggi.com
안노연 기자 squidgame@kyeonggi.com
김도균기자 dok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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