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들인 아트센터 대신 ‘천막살이’… 부천영화제 준비 빈축
센터 대관 문의했지만 불가능해... 市 “영화제, 건립 목적 맞지 않아”
부천시가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1천억원을 넘게 들여 개관한 부천아트센터를 놔두고 ‘천막살이’ 행사를 준비해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임시로 설치된 대형텐트만 수천만원에 내부조명과 개막식무대 등을 설치하면 2억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돼 혈세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부천 일원에서 개최하며 개막식 초청 인사는 2천여명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막식은 시청 잔디광장에서 치러진다.
시는 올해 장마로 우중 개막식이 예상돼 예산 7천만원을 들여 시청 잔디광장 중앙에 대형텐트를 설치하고 텐트 안에 조명 및 무대 등을 꾸며 개막식을 진행할 계획으로 야외텐트와 무대 설치비만 2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시가 1천148억원을 들여 1천445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난달 19일 개관한 부천아트센터를 놔두고 국제행사인 BIFAN 개막식을 야외에서 치르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텐트와 무대 설치 등에 수억원을 들이는 것에 대해서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 A씨(58·부천시 상동)는 “1천억원이 넘는 세금으로 호화스럽게 건립한 부천아트센터를 놔두고 그 옆에 또 수억원을 들여 임시방편으로 대형텐트를 치고 BIFAN 개막식 행사를 치르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개막식이 장마기간이어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부천아트센터에 대관을 문의했지만 개막식 등의 용도로는 빌려줄 수 없다고 해 궁여지책으로 안전을 위해 대형텐트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부천아트센터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공연이 아닌 행사는 건립 목적에 맞지 않아 대관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부천아트센터는 지난 2019년 청사 앞 잔디광장 인근 부지에 착공해 지하 2층에 지상 5층 규모(연면적 2만6천400㎡)로 총사업비 1천148억원을 들여 1천44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홀과 304석 규모의 소공연장 등을 갖추고 지난달 19일 개관했다.
김종구 기자 kjg7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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