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주 의회의 연방 하원 의원 선거구 게리맨더링 또 제동

미국 연방 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선거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획정하려는 주 의회의 게리맨더링 시도에 제동을 건 주 대법원의 판결이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6 대 3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앞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회는 지난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주도로 14개의 연방 하원 선거구 가운데 10곳에서 공화당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도록 선거구를 획정했습니다.

한 시민단체는 이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주 대법원은 주 헌법에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 선거구를 폐기하고 새 선거구를 획정하라는 판결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 중간선거는 주 법원이 임명한 전문가가 획정한 선거구에 따라 진행됐으며 공화당 및 민주당이 각각 7석을 차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이후 주 의회 공화당 지도부는 주 법원이 주 의회의 결정을 뒤집고 자신들이 만든 선거구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면서 연방 대법원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독립 주 입법부' 이론과 맞물리면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미국 헌법은 상원과 하원의 선거 시기, 장소, 방식은 각 주 의회가 규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 등 다른 기관이 주 의회의 결정을 변경할 수 없다는 이론입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 선거도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 이론이 받아들여진다면 연방 선거에서 절대적 권한을 갖게 되는 주 의회가 유권자 투표(popular vote)와 다르게 대통령 선거인단을 자체적으로 선출하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기태 기자 KK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