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러시아 전술핵무기 대부분 도착"

"핵무기 양이 얼마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핵 수호 우리 임무…바그너 용병은 배제"

[민스크(벨라루스)=AP/뉴시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수도 민스크에서 27일(현지시간) 연설하고 있다. 사진은 벨라루스 대통령실이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2023.06.28.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가 자국에 배치할 전술핵무기 대부분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무기에 관해서는 대부분이 이미 벨라루스로 반입됐다"며 "그 양이 얼마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핵무기를) 러시아인과 벨라루스인이 지키고 있다"며 "어떤 바그너 전사도 핵무기를 지키지 않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으로 러시아 민간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병력이 러시아 핵무기를 지킬 것이라는 설을 일축한 셈이다.

올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웃국인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작업의 일환으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7월 초까지 이웃 국가에 전술핵무기를 위한 특별 저장 시설 건설을 완료할 계획을 공표했다. 그는 이미 벨라루스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전술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했고, 전용 무기를 실을 수 있도록 군용기를 개조하는 것을 도왔다.

[소치(러시아)=AP/뉴시스]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9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3일 벨라루스가 침략에 직면하면 자국에 배치될 러시아 전술핵무기 사용 명령을 주저없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13.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에서 "다음달 7~8일 핵무기 저장 시설 건설이 완료되면 즉시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과거 소련의 공화국 시절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과 함께 소련 핵무기 상당수가 포진했던 국가다. 소련이 붕괴한 뒤 핵무기가 러시아로 돌아가면서 벨라루스는 핵이 없는 국가로 지내왔다. 이번 핵무기 배치로 벨라루스는 소련 붕괴 뒤 처음으로 다시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

이달 초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사이의 상황을 자세히 감시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이 핵 태세를 조정할 이유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루카셴코는 이날 오전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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