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중심의 디지털 헬스케어 실현… 미래 의료기관의 기준이 되다

홍은심 기자 2023. 6. 2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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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고려대 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로 스마트 의료체계 구축, 중증-필수의료-암 특화진료 분야 강화
클라우드 기반 의료정보시스템 개발… 수술실 확대하고 외래 절차 간소화
스마트 병동 만들어 환자에만 집중… 완공 기념 국제심포지엄 개최 예정
고려대 안암병원이 대규모 공사를 마치고 스마트 병원으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안암병원 전경.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이 6년에 걸친 대규모 공사를 마무리하며 스마트 병원으로 탈바꿈했다. 미래 병원의 모델을 제시한 고려대 안암병원을 다녀왔다.

필수 의료 중증질환 진료 강화

고려대 안암병원(원장 한승범)은 의료 전달 체계 최상위 의료기관이다. 중증·급성기 질환을 중심으로 초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고려대 안암병원을 찾는다.

새로운 건물 1층은 응급의학센터다. 기존 본관에 있던 응급의학센터의 공간을 새로 조성한 1층으로 확대 이전했다.

신관을 부분 오픈한 2021년 중증질환과 필수 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암병원,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 등을 확대해 전면 배치한 바 있다.

3층 암병원은 암 종별 특화 진료가 가능하다. 갑상선센터, 여성암센터를 비롯해 암의 부위와 특성에 따른 협진이 이뤄진다. 검사와 진료, 항암 치료까지 한 공간에서 모든 진료가 가능하다. 4층 심혈관센터는 청정 시술실을 갖추고 있다. 뇌신경센터는 신경과와 신경외과, 신경생리검사실 등 뇌·척추 신경에 대한 체계적인 진료를 실현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각 센터에서는 세계적 수준 전문의들의 진료를 받아 볼 수 있다. 병원은 CAR-T 세포 치료센터를 오픈해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는 최신 항암 치료도 제공할 예정이다.

세계적 의료진과 첨단 인프라, 최상의 치료 실현

고려대 안암병원은 수술실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실시간 수술 스테이션을 구현하고 스마트 수술실로 진화한다.

수술은 수술용 로봇과 내시경 등을 활용한 최소 침습, 최소 절개를 한다. 수술 후 빠른 회복과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칼을 대기 어려운 방광·전립샘·직장암·유방 재건 등 로봇 수술 실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직장암 로봇 수술 법 세계 최초 개발, 입안으로 로봇 팔을 넣어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로봇 경구 갑상선 수술 세계 최초 개발, 근치적 방광 절제술 아시아 최초·최다 시행 등 관련 분야에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흉터 크기를 10분의 1로 줄인 국내 최초 로봇 유방 재건술 등 현재까지 7000례 이상의 로봇 수술을 시행하며 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고 있다. 장기 이식 수술, 초고난도 대장암 수술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의료 기술을 배우기 위해 연간 50여 명의 해외 의료진이 안암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방사선 암 치료기 핼시온 2.0과 국내 최초의 5세대 ClearRT 래디잭트 X9를 통해 환자 맞춤 치료를 한다.

환자 공간 최적화로 동선 효율적 운영

외래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와 내원객은 2층 로비 출입구를 이용한다. 응급 환자와 일반 환자의 진입 통로를 분리해 동선의 혼잡도와 감염 위험을 낮추고 신속하고 전문적이며 쾌적한 병원 이용이 가능하게 했다. 로비를 중심으로 각 진료센터를 효율적으로 배치했다.

기본 검사인 채혈실과 CT 검사실, MRI 검사실을 신규 공간에 추가로 마련해 외래 진료 환자의 동선 효율성을 높이고 대기 시간을 대폭 줄였다.

특히 병원은 수납 절차를 간소화해 진료와 검사 후 귀가 전 단 1회 수납만으로 필요한 외래 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했다.

안암병원은 초협진 진료를 추진해왔다. 초협진 진료는 진단부터 치료 후 추적 관찰까지 다학제로 진행되는 새로운 개념의 진료 프로세스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진료과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각 분야 전문의가 최선의 치료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

미래 의학을 실현하는 스마트 호스피탈

스마트 호스피탈의 구현은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안암병원이 실현한 스마트 호스피탈은 고려대 의료원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해 100% 전환에 성공한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 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을 기반으로 한다.

외래 진료에서는 혈압, 체중, 신장 등 기초 측정 데이터는 IoT를 통해 입력한다. 내원 후 검사만 하면 자동으로 의료 데이터가 P-HIS로 즉시 전송된다. 외래 예진 설문지는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모바일을 통해 미리 작성할 수 있다.

의료진은 음성으로 도표를 입력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진료의 효율성을 높여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병동은 무선 네트워크와 Io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병동 솔루션을 구현했다. 실시간 병상을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담당 간호사가 업무 공간에서 병실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미래 감염병 대비해 건강과 생명 지킨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번 완공과 메디컴플렉스 신관 오픈을 기념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전 세계의 저명한 학자들이 모여 미래 의학에 대한 논의를 펼치게 될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매년 다양한 세부 주제의 최신 지견을 공유할 수 있는 국제행사를 개최하며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의 국제적인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안암병원은 그동안 해외 재난 지역을 직접 찾아가 의료봉사를 펼치는 등 인류애를 실천해 왔다. 이를 위해 해외 의료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피지에 국립재활병원을 건립하기 위한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어디라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주저 없이 병원의 선진 의료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선구자적 활동도 펼치고 있다. 국내 대학병원 최초의 젠더 클리닉을 개설해 음지에서 고통받던 성소수자들의 건강권을 향상하고 혐오와 편견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특화된 고령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환자의 삶에 초점을 맞춰 미래 건강까지 고려한 진정한 환자 중심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암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감염병 관리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에어 텐트와 건축 구조물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모듈 병원인 서울형 소아 전용 외래센터를 운영하며 즉각적이고 유연성이 강조된 프로세스를 확립했다. 병원은 감염병 대응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감염병에 관련된 모든 시설을 집약한 독립적인 시설로 감염병 진료뿐만 아니라 일반 진료를 정상화할 수 있는 특화된 시스템이다.

“초협진 가능한 옴니버스 플랫폼 구축할 것”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 인터뷰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홍은심 기자= 새로 오픈하는 병원 공간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들은 무엇인가.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 모든 공간에서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환자의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병상 수를 늘리지 않고 대신 환자 1인당 공간을 확대했다. 새로 오픈한 공간도 중증질환 최종 치료 기관으로서 사명과 필수 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의료 전달 체계 최상위 의료기관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급성기와 중증질환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서다. 병원은 초대형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프로세스 개선, 공간의 확장과 더불어 환자와 내원객의 편의를 위한 휴식 공간과 편의시설을 대폭 확대했다. 인근 전철역부터 이어지는 공원을 조성하는 등 병원 건물 내에도 다양한 편의시설을 늘렸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병원 생활에서 활력을 잃지 않도록 환자 입장에서 고민한 결과다.

홍 기자= 고려대 안암병원은 연구 중심 병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한 병원장= 국내 최고의 연구 중심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안암병원은 융복합 연구 분야의 리더로서 다양한 연구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술 사업화를 이루고 있다. 2017년 정부가 추진한 2개의 국가 기반 전략 정밀 의료사업 ‘암 정밀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과 ‘정밀 의료 병원정보 시스템 개발 사업단’을 모두 담당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21년 의료데이터 중심 병원 지원 사업’ 담당으로 선정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진료 정보 빅데이터 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 임상 시험 지원재단으로부터 ‘국가 감염병 임상시험센터’로 지정받아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임상 시험 수행도 지원했다.

홍 기자= 병원이 추구하는 전 주기적 의료 서비스가 무엇인가.

한 병원장= 국내외 최고의 기업, 연구기관과 협력해 임상 현장과 환자가 디지털로 연계되는 옴니버스 플랫폼이다. 환자 맞춤형 디지털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환자는 옴니버스 플랫폼을 통해 초개인, 초정밀, 초협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홈케어까지 가능하다.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부터 치료를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도 적절한 관리가 가능한 ‘전 주기적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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