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혁신 모범 사례 ‘렉라자’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운다

황효진 기자 2023. 6. 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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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유한양행 제공
국내 제약 업계를 대표하는 유한양행이 6월 20일 창립 97주년을 맞았다. 유한양행은 진보와 발전, 성실과 신의라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핵심 가치와 ‘가장 좋은 상품의 생산, 성실한 납세,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 이념을 지켜오며 100년 장수 기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유한양행이 그 가치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 발판 확대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통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97주년 기념사를 통해 “유한양행은 기술 수출 성과와 렉라자 출시 등을 통해 명실공히 연구개발 중심의 글로벌 제약회사로 나가고 있다”라며 “렉라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은 물론 조기에 제2, 3의 렉라자 개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신약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지속적 연구개발 확대와 신규 사업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100년 기업, 유한양행’의 키워드로 본 것이다.

폐암 치료제 렉라자, 글로벌 신약으로

100년 기업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유한양행은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상징되는 진정한 ‘세계적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혁신 신약 개발, 그 중심에 세계적 신약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국산 폐암 치료제 신약 ‘렉라자’가 있다.

3세대 돌연변이형 EGFR 억제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총액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을 하고 공동 개발 중인 신약 물질이다. 학계와 증시 등에서 유력한 글로벌 신약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확대할 신약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1년 초 폐암 치료제인 렉라자는 EGFR 돌연변이 폐암 2차 치료제로 신약 허가를 획득하고 같은 해 7월 1일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시판에 나섰다. 이를 통해 렉라자는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자 의료진의 치료 선택권을 한층 높였다.

나아가 렉라자는 얀센과의 협력을 통한 병용 글로벌 임상, 1차 치료제를 목표로 하는 유한양행 단독 3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글로벌 신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1차 치료제 단독 3상 임상(LASER 301)을 통해 렉라자는 기존 치료제 대비 매우 뛰어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단독 3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3월 렉라자에 대해 국내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를 위한 허가 신청을 했다.

유한양행은 “2023년 1분기 식약처에 렉라자®정의 1차 치료 적응증 추가를 위한 심사를 제출했다. 다국가 임상3상의 성공을 통해 전 세계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1차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허가 사항이 확대되고 급여권까지 진입한다면 우선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치료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 원 규모의 대형 기술 수출을 이뤄냈다. 얀센이 진행하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 임상 시험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렉라자가 본격적인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특히 얀센은 존슨앤드존슨 전략 결정 콘퍼런스콜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아미반타맙(성분명 리브레반트)과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 요법을 향후 2025년 이내 연간 매출 50억 달러(약 6조5100억 원) 이상을 달성할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선정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연구개발 선순환 구축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결실의 하나로 꼽힌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돼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 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하고 31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전형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신약 개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당시부터 사업다각화와 바이오벤처 및 후보 물질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투자한 곳이 50여 개사, 금액은 5000억 원을 웃돌며 단기간 내 신약 개발 역량을 끌어올려 체질 개선에 힘을 쏟았다. 이후 2020년까지 유한양행은 연이은 해외 기술 수출을 성사하며 그 결실이 가시화하고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을 임상 2상 단계까지 개발한 다음 2018년 미국 스파인 바이오 파마에 기술 이전했다.

또한 제넥신의 약효 지속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비알코올성지방간 치료제 YH25724를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했다. YH25724는 유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질이지만 제넥신의 지속형 단백질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의약품으로 유한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과 더불어 외부 기술에 대한 열린 자세가 성공에 영향을 줬다. 2020년에도 유한양행의 기술 수출 행진은 이어졌다. 2020년 8월 미국의 프로세사 파머슈티컬과 5000억 원 규모의 ‘위장관 치료제(YH12852)’ 기술을 수출해 신약 개발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후 YH14618, YH25724, YH12852 등 유한의 신약 후보 물질들은 현재 글로벌 임상 단계에 순조롭게 진입하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조 대표는 “혁신 신약 렉라자를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하고 중점 신약 과제들의 신속한 개발 진행을 통해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신약 연구 중심 기업 유한양행의 각오를 밝혔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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