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90% 전염병 이겨낸 ‘호랑이 가족’

구아모 기자 2023. 6. 2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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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서 회복

지난달 집단으로 전염병에 걸렸던 서울대공원 시베리아 호랑이 가족이 건강을 회복해 조만간 관람객에게 공개될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시베리아 호랑이 가족 넷이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에 걸렸고, 새끼 중 하나인 ‘파랑’이는 폐사했었다. ‘고양이 흑사병’으로 불리는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은 치사율 80~90%로 호랑이 가족 전체가 목숨이 위험했었다고 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이날 “삼둥이 자매인 해랑이와 사랑이가 평소와 다름없이 야외 방사장을 뛰어놀고 서로 장난도 치는 등 많이 회복됐다”며 “감염 초반에 있었던 구토나 설사 등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 건강한 상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좀 더 안정이 되는 대로 맹수관 재개관 시기를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공원은 호랑이 가족을 살리기 위해 수시로 수혈을 하고 수액 주사를 놨으며, 항생제도 투여했다. 여기에 소의 간 등 호랑이들이 좋아하는 특식을 주면서 치료와 건강 회복에 전념했다고 한다. 호랑이가 사는 맹수사에는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수면 상태와 활동성, 배변·배뇨, 먹이 섭취량까지 24시간 모니터링했다고 서울대공원 측은 밝혔다.

호랑이에게 병을 옮긴 원인으로 지목된 ‘길고양이’는 여전히 서울대공원에서 목격된다. 공원 안에 들어와 정기적으로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는 ‘캣맘’도 여럿 있다고 한다. 최영민 동물복지표준협회장은 “이제 호랑이 가족은 항체가 형성되어 범백혈구감소증으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 놓이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동물원 내부에 호랑이뿐만 아니라 고양잇과 맹수들이 다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길고양이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대공원에는 사자, 표범, 스라소니, 퓨마, 재규어 등 다수의 고양잇과 동물들이 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동물원 야생동물의 건강 보호를 위해 길고양이도 백신 접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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