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초지자체 허술한 투자 사업 혈세 낭비로 귀결된다

2023. 6.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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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기초자치단체의 허술한 투자 사업이 심각한 문제다.

실제 영상테마파크 협약은 사업 해지 때 지자체가 대출 원리금을 떠안는 형태로 체결됐다.

이처럼 허술한 지자체 투자 사업은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특히 민간사업자만 배 불리게 하고 손해를 해당 지자체가 떠안는 안일한 행정이 되풀이된다는 점은 지탄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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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사기’ ‘짝퉁 거북선’ 등 손실 감수, 어이없는 부실 행정 결과 책임져야

일선 기초자치단체의 허술한 투자 사업이 심각한 문제다. 수백억 원대 금융사기를 당한 지자체는 물론 건축물 관리감독 부실 등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은 경우도 있다. 행정 불신을 자초하는 꼴이다. 세금을 ‘남의 돈’처럼 허투루 사용하고도 책임지는 자세를 볼 수 없으니 더 문제다.

경남 합천군이 최근 영상테마파크에 호텔 건립 투자를 했다가 사업 포기 선언을 한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군은 200억 원대 대출금과 하루 600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혈세로 감당해야 할 처지다. 군이 민간사업자가 이른바 ‘먹튀’하기 쉬운 형태로 실시협약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실제 영상테마파크 협약은 사업 해지 때 지자체가 대출 원리금을 떠안는 형태로 체결됐다. 군은 2020년 한옥 시설 임대 공모 과정에서 호텔을 새로 짓는 조항을 넣고, 시설 운영권을 쥔 민간업체 요구를 받아들여 객실 숫자도 200개로 늘렸다. 100억 원도 안 됐던 사업비가 590억 원으로 치솟은 이유다. 2021년에는 군의회 동의를 받은 실시설계를 바탕으로 대출을 일으켰다. 지난 3월 뒤늦게 설계비 과다 책정 등 민간사업자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이미 250억 원이 지출되고 업체 관계자는 잠적한 상태였다. 2019년 개장했다 1년 만에 문을 닫은 경남 창원시 마산로봇랜드 사태와 유사하다. 마산로봇랜드 협약에도 해지 귀책 사유와 관계없이 민간사업자에게 1000억 원을 보장하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의회 승인 과정에 민간사업자가 유리한 조항도 보고되지 않았다.

경남 거제시 ‘임진란 거북선 1호’ 폐기 사건도 어이없다. 거제시가 2010년 20억 원을 투입해 제작한 거북선은 수입 목재를 섞어 사용해 ‘짝퉁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를 확인도 않고 그대로 인수했다. 결국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뒤틀렸고 지난해 태풍으로 꼬리 부분이 파손돼 폐기 처분 의견이 나왔다. 매각 절차에 들어가 7번 유찰 끝에 154만 원에 낙찰됐다. 그런데 낙찰자가 이동과 관리 문제로 거북선 인도를 포기하는 바람에 나무를 소각장에서 불태우고 철물은 고물상에 팔기로 했다. 부산 기장군이 군비 542억 원을 들여 지난해 6월 개장한 실내 수영장 ‘정관아쿠아드림파크’ 부실시공도 논란이 많았다. 이 수영장은 침수 사고 등으로 개장 두 달 만에 문을 닫았다. 감사에서 무리한 실시설계 변경 등 적지 않은 문제가 발견돼 졸속 공사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다음 달 1일 재개장한다지만, 부실 투자에 따른 문제는 따지고 넘어가야 마땅하다.

이처럼 허술한 지자체 투자 사업은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특히 민간사업자만 배 불리게 하고 손해를 해당 지자체가 떠안는 안일한 행정이 되풀이된다는 점은 지탄받아야 한다. 지자체는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재발 방지가 요구된다. 일단 정확한 원인 진단과 책임 소재 규명이 중요하다. 문제 발생 때 지자체장부터 책임지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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