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게임으로 발 뻗치는 ‘공룡 유튜브’
세계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공룡’인 유튜브가 이르면 이달 말 한국에서 첫 공식 쇼핑 채널을 열고, 라이브 커머스(온라인 쇼핑 생방송)를 진행한다. 유튜브는 또 게임 서비스 출시를 위해 미국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커머스·게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앱 총 사용 시간 1위(175억 시간), 월 사용자 4095만 명(국내 5월 기준) 등 압도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유튜브가 커머스·게임으로 사업을 넓히며 새로운 공습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새 먹거리 찾아 영역 확대 나선 ‘공룡’
유튜브의 공식 쇼핑 채널은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배스킨라빈스 등 3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콘텐츠 창작자)나 기업들이 개별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제품 구매 링크를 노출할 수 있도록 ‘쇼핑탭’을 마련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유튜브 입장에선 라이브 커머스가 활성화된 한국에서 판매자로부터 수수료를 걷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실험하는 셈이지만, 기존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대기업의 시장 잠식”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최근 3년간 네이버·카카오 등 대기업이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든 뒤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인데, 글로벌 대기업마저 경쟁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유튜브에서 제품 리뷰를 검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버가 홍보하는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를 감안하면 유튜브의 라이브 커머스 진출은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했다.
게임 업계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은 최근 직원들에게 유튜브 게임 서비스인 ‘플레이어블스(Playables)’ 테스트 초대 이메일을 보냈다. 플레이어블스는 컴퓨터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으로 이용할 수 있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다가 곧바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유튜브는 게임 플레이·리뷰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게임의 주요 타깃층인 20~30대 이용자가 많은 만큼 업계에서는 긴장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제작만큼이나 홍보와 이용자 모집이 중요한데, 유튜브의 이용자 규모와 플랫폼으로서 인기를 감안하면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고 했다.
◇광고 매출 감소 원인으로 꼽혀
유튜브가 기존 동영상 서비스의 영향력을 이용해 영역을 확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유튜브뮤직은 10년 넘게 국내 음원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멜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앱·통계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뮤직의 월 사용자는 2019년 초 서비스 시작 당시 64만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4월 521만명으로 늘었다. 4년여 만에 8배 성장한 것이다. 유튜브 뮤직은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끼워팔기’ 논란이 제기됐고,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 가입자를 앞세워 음원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가 쇼핑·게임 등 신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핵심 수입원이었던 광고 매출이 줄기 때문이다.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이 속속 생기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은 포화 상태다. 덩달아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광고 매출을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정체기를 겪고 있어, 1등 기업 유튜브도 새로운 수입원을 찾기 위해 앞으로도 신사업 진출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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