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히치하이커 곤충
고속도로 한 편에서 태워 달라며 질주하는 차량을 세운다. 학창 시절 봤던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다.
히치하이커(Hitchhiker). 굳이 우리말로 옮긴다면 ‘자동차 편승 여행자’다. 꼽사리라는 표현도 있다. 요즘 들어선 이른바 꼽사리의 대상 기종이 자동차가 아니어도 이렇게 부른다. 화물선 같은 배도 이 경우에 속한다. 나라 바깥에서 배를 타고 국내로 들어오는 곤충들을 히치하이커 곤충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통상적으로 외래 곤충들은 화물선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곤충들이 흔히 컨테이너에 실려 한국 땅을 밟았다.
이런 가운데 우리 땅에서 서식하지 않던 외래종에 대한 감시와 위험도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21년 국제 선박을 타고 한국에 들어온 히치하이커 곤충은 육안 조사로 관찰된 것만 244종, 581마리로 조사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생물종연구지(JSR)’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 따른 분석 결과다. 244종 가운데는 국내에선 처음 발견된 곤충이 26종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나비목이 13종으로 가장 많았다. 딱정벌레목이 5종, 벌목이 3종, 메뚜기목과 노린재목이 각각 2종, 뱀잠자리목이 1종으로 뒤를 이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관리병해충으로 지정한 딱정벌레목 사그라 페모라타와 나비목 덴드롤리무스 펑크타투스 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년 동안 여러 마리가 유입되거나 수년에 걸쳐 계속 발견되는 히치하이커 곤충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테면 나비목 아리파라 이스티차와 유햄프소니아 세라티페라 등은 2018, 2019년 잇따라 관찰됐다. 연구진은 통관항의 모니터링 강화도 제시하고 있다. 외래침입종 출현 빈도를 낮추기 위해선 위험도 평가 등 다양한 방안이 실행돼야 한다. 생태계를 지키지 않고선 미래를 담보할 수 없어서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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