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고물가 속 직장인들의 점심

박희준 2023. 6. 2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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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선행을 쌓으면 반드시 집안에 좋은 일이 생긴다.

독일 철학자 헤겔이 변증법에서 얘기한 양질전화(量質轉化)의 법칙이다.

하지만 편의점들도 내달부터 일제히 음료와 아이스크림, 안주류, 통조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25% 올린다.

한계상황에 내몰린 직장인들 선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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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선행을 쌓으면 반드시 집안에 좋은 일이 생긴다. 최근 인터뷰한 ‘디지로그 전도사’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좌우명이다. 각종 유용한 앱과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최신 정보기술(IT) 동향을 SNS와 블로그, 유튜브로 올려 아낌없이 공유하는 것도 그런 뜻에서다. “선을 쌓으면 정말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는 “수학이나 과학의 법칙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매일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쌓다 보면 미움이 생기고 언젠가는 적으로 바뀌는 세상이치를 보면 그럴 것도 같다.

‘양적 변화가 물적 변화를 가져온다’. 물이 100도를 넘으면 팔팔 끓는다. 잔잔하던 물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수증기로 사라진다. 독일 철학자 헤겔이 변증법에서 얘기한 양질전화(量質轉化)의 법칙이다. 마르크스는 양의 점진적 변화가 질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이어받아 사회주의혁명의 이론적 토대로 삼았다.

변화의 촉매제로 세금만한 것이 없다. 프랑스 대혁명이나 미국 독립전쟁의 배경에는 불평등한 세금에 대한 분노와 저항이 있었다. ‘예기’의 ‘단궁편(檀弓篇)’에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나온다.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사납다는 뜻이다. 세금을 과도하게 매기고 백성의 삶을 파괴하는 가렴주구(苛斂誅求)를 경계하는 말이다. 그래서 세금을 거둘 때에는 거위가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깃털을 뽑는 기술이 필요하다.

요즘 고공행진하는 고물가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8개 외식 품목 중 서울에서 1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밥과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뿐이다. 냉면, 삼겹살, 삼계탕, 비빔밥은 1만원을 넘는다. 국제 밀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린 라면값은 밀 가격이 50%가량 떨어졌다는데도 요지부동이다. 그래서인지 편의점을 찾는 직장인이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편의점들도 내달부터 일제히 음료와 아이스크림, 안주류, 통조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25% 올린다. 한계상황에 내몰린 직장인들 선택은 무엇일까. 집밥 도시락족이 급증해 직장 식사문화의 대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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