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면 회복 불능…폐질환자에 희망 준건 사람 아닌 ‘이것’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6. 2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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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물질 탐색 시간 최대4년 절감
성공 시 신약 개발 한 획 그을 듯
[사진 =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후보물질을 발견하고 약물구조를 설계한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 실험이 시작됐다. 이는 AI 기반 치료제가 처음으로 임상 2상에 진입한 것으로, 성공 시 신약 개발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신약개발사 인실리코 메디슨은 자사가 개발 중인 만성 폐질환 폐포성 섬유증 치료제 ‘INS018_055’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알렉스 자보론코프 인실리코 메디슨 대표는 “이번에 투여된 약물은 AI가 후보물질을 발견하고 설계한 약물이 처음으로 임상 2상에 돌입하게 된 것”이라며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신약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상 시험에서는 중국과 미국에서 60명의 특발성폐섬유증 환자를 모집하여 약물의 안전성, 내약성 및 예비 효능을 평가할 예정이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신약 개발에 AI를 접목시키는 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온 차세대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모건 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AI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500억달러에 달하며, 인실리코 외에 전 세계의 대형제약사와 투자자가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 회사의 AI 플랫폼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약물 표적(특정 질병과 관련이 있는 체내 단백질)을 가려내고, 의약품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분자를 신속하게 찾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약물 후보물질을 발견하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보론코프 대표는 “AI플랫폼을 활용해 전임상 단계를 2년에서 4년까지 절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치료제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도 더 수월하게 모집해 수 있었다고 밝혔다.

AI 플랫폼을 이용해 신약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까지는 없다.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의 잠재성이 과장됐다는 경고도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달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보유한 런던 소재 생명공학 기업 베네볼런트 AI는 신약 개발 실패로 인력의 절반에 가까운 18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앞서 뉴질랜드와 중국에서 INS018_055에 대한 1상 임상시험을 실시했으며, 임상 1상에서 2상 임상시험을 뒷받침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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