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폭우 대비 현장행…주민들 "대통령이 다녀야" "보면 뭘 아냐"
서울 관악구 찾아 반지하 물막이판·차수벽 등 점검
간담회서 '에너지 추경' 언급…"경제 어려울수록 정부가 역할 해야"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관악구 일대 반지하 주택을 찾아 폭우 대비 상황을 점검에 주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보와 현실을 모르는 현장 점검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민방위복 차림으로 서울 관악구 인근의 반지하 주택 현장을 점검하고 신사시장을 둘러봤다.
이 대표와 나란히 걸으며 현장 점검을 함께 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이곳이 작년에 완전히 잠긴 지역이다. TF를 만들어 1년 동안 준비했다"라며 "(통상) 시간당 96mm 이상 비가 오면 불가항력적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시간당 136mm가 쏟아졌으니, 구조적으로 역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는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아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크게 입은 지역이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반지하가 밀집한 주택 거리를 걷다 침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반지하 주택에 설치된 물막이판이 설치된 곳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또 이 대표는 걸음을 빌라 입구로 옮겨 빗물 진입을 막는 '차수벽' 사용법을 점검하기도 했다.
지역구 의원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차수벽 용도에 관해 "빗물이 계단으로 많이 가기 때문에 물이 차면 안에 있는 사람들이 열고 나올 수가 없을 만큼 수압이 높다. 그래서 계단에 이런 식(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도록)으로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악구는 지난해 4800세대가 침수 피해를 보았고, 이 중 올해까지 4000세대에 차수벽이 설치됐다.
이 대표가 반지하를 점검하던 도중 관악구 주민들은 "대통령이 돌아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 "(반지하에) 사는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저렇게 (자기들끼리) 보면 뭘 아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민 중 다수는 이 대표가 신기하다는 듯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현장을 구경했다.
반지하 점검을 마치고 신사시장을 지나가기 전 이 대표는 '지하 주차장' 앞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하로 내려가는 차도를 가리키며 "이런 데는 그냥 물이 들어가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발길이 지하 주차장 앞에서 멈춘 것은 지난해 여름 태풍 '힌남노'로 포항 인근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사고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 이 대표는 신사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유튜버를 비롯해 일부 주민들이 주택가나 시장에서 "이재명"을 연호하자 이 대표는 이들을 향해 손을 휘저으며 "하지 마세요"라며 자제시키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해 상인들의 고충을 청취한 이 대표는 서민들의 냉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정부·여당에) 3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했는데, 정부여당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해 걱정"이라며 "정부는 돈이 없는데 왜 자꾸 돈을 쓰자는 것이냐고 하지만 어려울 때 지출을 늘려 호황기에 그걸 회수하는 것이 정상적(인 국정운영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렇게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정부가 역할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가계·기업·정부를 경제 3주체라고 하는데 가계와 기업이 어려워서 경기가 침체하면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회복하는 게 기본 상식"이라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상인들은 △전기세 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 △수해 피해 대비 및 점검 강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소금값 인상 등 물가 상승 부담 △소상공인 대출 부담 완화 등의 고충을 털어놨다.
간담회를 마친 이 대표는 "경기 불황이 심각하고 국내 경기도 매우 나빠서 민생경제 상황이 정말 안 좋다"며 "장마가 시작되고 작년에 피해를 봤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주민들 불안이 상당히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관악구나 서울시에서 나름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데 올해 피해가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고 우리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대대적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고 경기 침체도 막고 미래 산업기반도 구축해야 할 시기"라며 "(정부가) 부자 감세로 인한 재정 핑계를 대면서 경제에 대해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고 방치하다시피 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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