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만 나이' 적용한다는데…'보험 나이'는 따로?
보험업계, 생명보험·장기손해보험 등에 보험나이 적용
만 나이로 일원화 시 보험료 올라갈 수 있어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오늘(28일)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된 가운데 보험업계의 몇몇 상품에서는 '보험 나이'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보험 가입 시 만 나이와 보험 나이를 혼동해 불편을 겪을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보험 나이를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만 나이 일원화 시 보험료가 올라가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출생일을 기준으로 0살부터 시작해 1년이 지나면 1살씩 늘어나는 계산법인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됐다.
이미 금융권은 법 개정 전부터 만 나이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 은행 거래 등에 소비자들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만 나이 통일법은 그동안 나이 기준 혼용으로 불필요하게 발생했던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연금 수급 연령이나 제도 혜택 연령을 적용할 때 현장에서 세는 나이와 만 나이를 구별하지 않아 민원이나 분쟁이 있었고 사적인 계약에서도 관련 분쟁이나 소송이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혼란을 줄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보험 나이를 따로 적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와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는 보험 나이를 적용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만 나이로 바뀌었다고 해서 보험 나이를 별도로 적용한다는 부분을 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보험나이는 계약일 현재 실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의 끝수는 버리고 6개월 이상의 끝수는 1년으로 해 계산하되 이후 매년 계약 해당일(최초계약일로부터 1년마다 돌아오는 날)에 나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보험나이 계산 기준은 생명보험, 손해보험(질병·상해), 실손보험 표준약관에서 정하고 있으며, 생명보험이나 장기손해보험의 보험료 산출, 가입 가능 여부 판단을 위한 나이 계산, 만기시점 확정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험 상품은 법규상 강행규정에 따라 만 나이를 적용하거나 개별약관에서 나이를 정하는 경우도 있어 가입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은 법정 만 나이를 쓴다. 자동차보험을 사용할 수 있는 운전자의 연령을 정하는 특별약관에서 기준 연령은 운전면허증에 적혀 있는 법정 만나이다.
또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명시한 상법처럼 법규에서 나이를 특정하거나 개별약관에서 나이를 별도로 정할 경우는 보험 나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보험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보험 나이를 활용할 때 만 나이 기준으로 6개월이 경과하기 전, 즉 보험나이가 1세 증가하기 전에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증가할수록 질병·사고 발생확률이 높아져 보험료가 비싸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보험업계에서도 보험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 당국도 혼선을 줄일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보험 나이도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가 보험 가입 시 만 나이와 보험 나이를 혼동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보험 나이를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 나이가 합리적인 보험료 산정을 위해 생긴 만큼 만 나이 적용 시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자의 나이가 바뀌면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보험료가 올라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써서 균등한 납입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나이가 바뀌면 나이별 위험률도 달라지고 혼선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당국에서 과거 계약도 만 나이 적용에 따라 바꾸라고 한다면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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