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준아 너무 미안해, 다음 등판 때는 꼭…” 승리에도 활짝 못 웃은 ‘허 캡틴’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6. 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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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멀티히트 경기와 결정적인 타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허경민은 선발 투수 최원준의 승리가 날아갔기에 활짝 웃지 못했다.

두산은 6월 2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두산은 시즌 33승 1무 34패로 승률 5할 고지 회복을 눈앞에 두는 동시에 리그 5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날 두산은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선취 득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2회 말 선두타자 양석환이 상대 선발 투수 신민혁의 4구째 145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두산 주장 허경민이 6월 27일 잠실 NC전에서 8회 말 적시타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사진(잠실)=두산 베어스
이후 양 팀은 추가 득점이 나지 않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은 2회 초 1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5회까지 큰 위기 없이 순항해 시즌 2승 조건을 충족했다. 6회 초 1사 2루 위기에서도 최원준은 후속타자들을 모두 뜬공 범타로 유도해 퀄리티 스타트까지 달성했다.

하지만, 7회 초 구원투수 정철원이 최원준의 승리를 날렸다. 정철원은 박건우와 천재환에게 안타를 내준 뒤 맞이한 2사 1, 3루 위기에서 김주원에게 1타점 동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나마 역전을 막은 두산은 8회 초 1사 1, 2루 위기에서 바뀐 투수 박치국이 박건우와 도태훈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다시 한숨을 돌렸다.

8회 말 ‘90베어스’ 테이블세터가 해결사로 나섰다. 두산은 8회 말 박계범의 안타로 만든 2사 1루 상황에서 정수빈이 바뀐 투수 류진욱의 2구째 139km/h 포크볼을 공략해 중견수 오른쪽을 꿰뚫는 1타점 역전 적시 3루타를 날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후속타자 허경민도 류진욱의 5구째 149km/h 속구를 공략해 1루수 강습 내야안타로 결정적인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9회 말 마무리 투수 홍건희를 올렸다. 홍건희는 1사 뒤 박세혁에게 2루타, 김주원에게 1타점 적시 3루타를 맞고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홍건희는 1사 3루 위기에서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 서호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시즌 16세이브를 극적으로 달성했다.

경기 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선발 투수 최원준이 앞선 경기부터 자기 공을 던지고 있다. 오늘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100% 자기 몫을 다했다. 타석에선 양석환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중심 타자다운 활약을 보였다. 정수빈, 허경민 등 테이블세터가 찬스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최원준은 이날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지만, 시즌 2승 달성엔 실패했다. 최원준은 “오랜만에 무실점 투구를 해 기분 좋다. 내 승리 여부와 상관없이 접전 끝에 팀이 이겨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더 기쁘다. 오늘은 (양)의지 형이 리드를 잘 해줘서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 수비 도움도 많이 받았다. 시즌 초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신감을) 크게 되찾았다. 좋은 감각을 끝까지 유지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허캡틴’도 승리를 날린 최원준을 향한 미안한 감정을 내비쳤다. 허경민은 최근 5경기 동안 세 차례 멀티히트 경기를 펼치면서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허경민은 경기 뒤 “내 타격 성적보다는 (최)원준이가 정말 잘 던졌는데 승리 투수를 못 만들어준 게 너무 미안하고 아쉽다. 다음 등판 때는 꼭 원준이에게 승리를 줄 수 있도록 타선에서 도 노력해야 할 듯싶다”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어 허경민은 “전반기 동안 타격이 이렇게까지 안 풀릴 줄은 몰랐다. 마음이 안 좋았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쉽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도 팀이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기에 속상함을 털어내고 다음 한 경기 한 경기를 시즌 첫 경기라 생각하려고 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허경민은 주장이란 중책까지 맡고 있기에 더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 성적 스트레스와 더불어 팀 동료들을 앞장서서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허경민은 “꼭 주장이라 힘든 것보단 중고참의 위치에선 모두 다 같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한다. 주장인 내가 조금 더 힘을 내야 하는 게 맞다.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과 즐겁게 하루하루 잘 보내고 싶다. 우리 팀 후배들은 정말 잘 해주고 있다. 나와 베테랑 선배들이 조금 더 분발한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는다. 힘을 더 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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