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 논란'에 입 연 女 배구 대표팀 감독 "불만 가져야 할 건 소속팀"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안방에서도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 흡족해 했다.
대표팀은 27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 불가리아전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다. 앞선 1, 2주차 8경기에서 전패를 당한 뒤 안방에서 첫 승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세자르 감독은 팀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후 "중요한 상황에서 쫓아가지 못해 아쉽지만 충분히 싸웠고 밀어붙일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수비와 서브가 부족했던 것 같지만 미팅 때 약속한 플레이를 보여줘서 만족한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2021년부터 VNL 24연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대회에서 12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이날 경기까지 9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다. 그 사이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 랭킹은 23위에서 33위로 크게 떨어졌다.
세자르 감독은 최근 대표팀이 부진한 원인에 대해 "전술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국제 수준이라는 맥락을 이해하고 대회에 임하는 자세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 수준이 요구하는 플레이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면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계속 훈련에 임한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인 와중에도 세자르 감독은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체적으로 선수들이 성장한 부분에 대해 "공격적인 측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공격 만큼은 강 팀을 상대로 경쟁할 만한 수준에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 합류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시킬 수 있는 부분도 고무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세자르 감독은 "수치로는 블로킹 등이 성장했지만, 측면 공격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면서 "국제 대회에서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세자르 감독은 튀르키예 리그 바키프방크에서 코치로 활동했고, 지난 14일에는 프랑스 리그 낭트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현재 대표팀 감독과 함께 이를 겸임하고 있는 것.
세자르 감독은 소속팀 일정 탓에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그런 의견이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나는 대표팀에 열중하고 있고, 오히려 불만을 가져야 하는 쪽은 소속팀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세자르 감독이 부임한 뒤 계속 퇴보하고 있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은 FIVB의 세계 랭킹 기준에 대해서만 불만을 토로할 뿐이었다. 그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팀들이 점수를 챙기고, 우리는 오히려 점수를 빼앗기는 점에 불만이 있다"면서 "처음에는 14위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33위로 하락했다. 이게 현실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은 "올림픽에 가는 게 불가능해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올림픽에 갈 수 없게 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며 "앞으로 대표팀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VNL을 마치면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 나선다. 세자르 감독은 "VNL 이후 3~4주 정도 소집 해제되고, 선수들은 KOVO컵을 준비한다"면서 "KOVO컵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계속 체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VNL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계획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남은 VNL 3경기 목표에 대해 "늘 승리를 위해 경기에 나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남은 세 경기에서는 신체적으로 강한 팀들을 만난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헤매고 있지만, 중국과 폴란드는 선전하고 있다"면서 "오늘도 비록 졌지만 우리가 성장하는 데 일조한 경기였다. 투지를 더 자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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