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와중에 러시아산 석탄 수입 증가

김상범 기자 2023. 6. 2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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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비중 20% 넘어…무역협회 “수출통제 등 우려, 수입처 다변화 필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액수와 비중에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에너지 수입금지에 직면한 러시아가 석탄 가격을 대폭 깎아주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입물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러시아산 에너지는 수출통제 등의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재고 확보 및 대체 수입처 확대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국제사회 제재에 대한 러시아 대응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러시아 석탄 수입의존도는 20.1%로 2021년 17.5% 대비 2.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기준 이 수치는 25.5%까지 올라갔다.

러시아는 호주에 이어 2위 석탄 거래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액은 21억145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억6312만달러에 비해 27% 늘었다. 러시아는 석탄 매장량 세계 2위 국가다. 게다가 러시아산 석탄은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황 함량이 적어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연합(EU)과 일본, 대만은 러시아 석탄 수입을 대폭 줄였다. 기존 거래처가 막힌 러시아 석탄 공급사들은 가격을 대폭 낮추는 것으로 대응했다. 에너지 가격 평가기관 아거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호주산 석탄 가격은 t당 300~400달러인 데 비해 러시아산 석탄은 150~200달러로 절반에 불과했다. 이에 중국과 인도, 한국 등에서 저렴한 러시아산 석탄을 대거 사들였다.

무역협회는 러시아의 원자재 공급통제가 한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의 에너지 원자재 수입의존도는 99%에 달하기 때문에 국제 시세의 변동이 기업 제조원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구조다. 무역협회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국내 전체 산업의 평균 생산비용은 0.64%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 실시간 모니터링, 대체 수입처 확보 등을 통해 에너지 원자재 수급 차질의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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