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 ‘주택·건설경기’ 전망…하락폭은 ‘축소’, ‘침체’는 장기화

심윤지 기자 2023. 6. 27. 2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금리 인상 꺾이며 낙관론 대두
업계선 “섣부르다” 비관론 대세
고금리 여전…추가 인상 가능성도
“자금 유입 어렵고 전세 리스크 커”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상반기에는 여러 수치들이 혼재돼 나타났기 때문에 시장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오른다’와 ‘내린다’ 양쪽으로 해석이 가능했다”면서도 ‘최근 상승은 규제완화에 따른 일시적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주택 매매량이 증가했다고 해도 과거 평균에 비하면 60~70% 수준이라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건산연은 하반기 주택가격 하락폭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순 있지만,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5월까지 4.1% 하락한 뒤, 하반기에 추가로 0.7%가 더 떨어져 연간 4.8%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하반기 주택경기 침체를 전망한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택시장으로 흘러온 유동자금이 대부분 회수됐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는 추가 투자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김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추가 인상의 여력이 있다고 보는 전문가 의견도 만만치 않다”며 “1년 정기예금 수신금리에 못 미치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 구매력 약화도 주택가격 상승의 제약 요인”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바로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5%대로 높아진 금리가 유지되는 ‘금리고원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 심화로 이어지는 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도 주택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21.5% 하락했는데, 이러한 하락폭이 유지될 경우 올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추가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은 24조2000억원(한국은행)에 달한다.

건산연은 하반기 건설경기도 ‘침체’ 쪽에 무게를 뒀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259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지금은 건설사들이 신규 공사보다는 진행 중인 공사 마감에 집중하고 있지만 하반기 완공공사가 증가하면 민간 건축투자도 전반적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의 건설경기 위축은 2년6개월간 공사비는 30% 이상 급등한 반면, 주택가격은 하락하며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태섭 신동아건설 이사는 “민간 공사비는 1년 사이 10% 이상 오른 반면, 예산은 3~4년 전에 맞춰져 있다 보니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 내부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훈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기술서기관은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범정부적으로 고민 중”이라면서도 “건설업계의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