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맛 NO”..핑계고·나불나불→또간집·썰플리가 뜨는 이유 [Oh!쎈 이슈]

김채연 2023. 6. 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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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채연 기자] 시대와 시기를 가리지 않고 늘 마라맛은 통했다. 트렌스젠더 방송인 풍자는 약 20개가 넘는 고정프로그램을 할 정도로 열심히 입을 털었고, 솔로남녀들의 좋은 만남을 주선하던 연애 예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돌싱은 물론, 헤어진 연인들과 헤어질 위기에 처한 연인들의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했을까. 이렇게 마라맛 예능이 우후죽순 나오는 동안, 시청자들의 손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편안한 맛을 즐겨볼 수 있는 유튜브.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웹예능 속에서도 시청자들은 마라맛보다는 편안한 맛을 추구하는 예능으로 손을 뻗었다.

가장 먼저 반응이 온 것은 유재석의 ‘핑계고’. ‘핑계고’는 오직 유재석이 자신의 절친한 이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을 부른 이유를 산책, 보양식, 아침 식사, 명절 인사 등으로 핑계를 댄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유재석이 게스트를 불러 하는 일은 전혀 없다. 오직 떠들기 뿐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유재석이 궁금해하는 것을 묻고, 숨겨뒀던 수다 실력을 드러내며 귀청이 떨어질 듯이 떠들어 댄다.

유재석이 부르는 게스트 역시 익숙한 인물이다. 이제는 고정 멤버같은 조세호, 남창희를 비롯해 지석진, 홍진경, 미주, 전소민, 하하, 양세찬 등 그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는 인물도 있고 유연석, 방탄소년단 지민, 슈가,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등 목적에 걸맞는 만남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유재석의 ‘핑계고’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맛을 주는 예능이 있다면, 그건 ‘나영석의 나불나불’이다. ‘나영석의 나불나불’ 역시 나영석 PD가 자신과 절친한 이들을 불러 나불나불대는 프로그램. 가장 첫 게스트로 출연한 이서진을 부르면서 나영석은 “형 맨날 여기 와서 4시간씩 밥 먹고 술 먹고 가지 않나. 그거 아까워서 좀 찍어서 방송으로라도 좀 때워보려고 한다”고 해당 콘텐츠를 시작하는 이유를 밝혔다.

나영석의 선구안은 대단했다. 별거 없이 떠드는 영상은 1편과 2편을 합쳐 벌써 762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공개된지 한달이 채 안됐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성과다. 이서진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점에서 남들은 알지 못했던 썰을 풀었다. 꽤 잘사는 집에 살았던 이서진도 깡통햄은 장농에 숨겨놓고 먹는 음식이었으며, 배우 김정은과 이별 후 홍콩에 칩거했던 이야기도 술술 풀었다.

이서진 편이 성공적으로 공개된 뒤 나영석이 선택한 인물은 바로 김종민, 김종민은 과거 나영석 PD가 연출했던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으며 이후 나PD의 예능과는 연이 없었다. 그러나 김종민은 이야기를 나누며 나영석 PD도 알지 못했던 하차 청원 트라우마를 고백했고, 나PD는 “우리나 호동이 형이나 멤버들한테 트라우마가 있어?”라고 놀라며 “충격 받았다. 너한테 진짜 미안하다. 그 정도일 거라고 생각 못했다”라고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재방문한 집만 추천받아 소개하는 ‘또간집’, 음악이 필요한 그 상황에 딱 맞는 노래를 시민 DJ들에게 추천받아 우리만의 플레이리스트로 완성하는 ‘썰플리’ 등은 직접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고 있다. 마치 초창기 ‘유퀴즈’를 떠올리게 하는 거리 예능에 시청자들의 이탈 없이 여전히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단독 MC를 맡고 있는 풍자와 이석훈의 역할도 뛰어나다. 적절한 공감과 핀잔이 섞이면서 시청자들의 공감도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 자신의 전문분야인 음악과 먹방을 주제로 거리로 나가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편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러한 예능의 공통점은 바로 편안한 맛에 보는 예능이라는 점이다. 듣다보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도 없고,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거리낄 것 없는 편안한 맛에 더욱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

/cykim@osen.co.kr

[사진] OSEN DB,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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