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에도 1-3 패…한국, 9연패 수렁 [2023 VNL]

한국여자배구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수모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12연패에 이어 올해도 2주차까지 8연패였다. 지난해부터 20차례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세트를 따낸 것도 2번뿐이었다. 아무리 김연경(흥국생명) 등 베테랑들이 대표팀에서 은퇴했다고 해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팬들의 관심은 첫 승에 쏠리고 있다. VNL 3주차 경기는 홈그라운드에서 열린다.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4경기 모두 치른다.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첫 상대 불가리아는 그나마 우리가 한번 해볼 만하다. 2주차까지 단 1승(7패)을 거뒀고, 최하위(16위) 한국보다 한 단계 위인 15위다.

한국은 27일 절박한 심정으로 불가리아와 맞붙었지만, 결국 세트스코어 1-3(22-25 18-25 26-24 15-25)으로 졌다. 이번 대회 9연패다. 김다은이 19점, 강소휘가 12점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코트에 들어선 한국선수들 얼굴엔 결의가 가득했다. 팬들의 함성도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1세트부터 시소게임이 전개됐다. 한국이 앞서가면 불가리아가 뒤쫓는 양상이었다. 22-22 동점에서 순식간에 흐름이 갈렸다. 한국은 불가리아의 공격을 전혀 막지 못하고 연거푸 3실점했다.

2세트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중반까지 팽팽했다. 정호영의 블로킹과 강소휘의 서브 득점, 상대 범실을 묶어 16-14로 달아났지만, 이내 동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17-17 동점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공격은 상대 블로킹에 번번이 막혔고, 리시브는 불안했다. 연거푸 6실점하며 2세트도 내줬다.

한국은 3세트에서 힘을 냈다. 초반 앞서가다가 17점에서 따라잡히긴 했지만 결코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듀스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어코 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4세트는 초반부터 밀리며 기를 펴지 못했다. 중반 이후 점수차를 좁히긴 했지만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3주차 2차전을 갖는다.

수원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