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도 못 이겼다... 韓 여자배구 '충격의 VNL 24연패' [수원 현장]

수원=김동윤 기자 2023. 6. 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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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김동윤 기자]
한국의 강소휘가 27일 수원시에 위치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불가리아와 2023 VNL 3주차 첫 경기에서 공을 받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불가리아의 마리아 요르다노바가 27일 수원시에 위치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2023 VNL 3주차 첫 경기에서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었지만, 안방서도 결국 이기지 못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4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불가리아 대표팀에 한 세트를 가져오는 데 그치며 충격의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4연패에 빠졌다.

한국(세계랭킹 32위)은 27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VNL 3주 차 첫 경기에서 불가리아(세계랭킹 16위)에 세트 스코어 1-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다.

불가리아는 1승을 추가하며 2승 7패(승점 8)로 경기가 없던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15위에서 14위로 올라섰다. 7연패 뒤 지난 18일 2주차 독일전(1-3 패)에서 간신히 한 세트를 따낸 한국은 이번에도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2021년 VNL 5주차부터 지난해 12경기 전패 포함 올해 9전 전패까지 24연패다.

3주 차에서 불가리아(27일), 도미니카공화국(29일·세계랭킹 10위), 중국(7월 1일·세계랭킹 5위), 폴란드(7월 2일·세계랭킹 8위)와 차례로 맞붙는 가운데 불가리아는 한국에 가장 해볼만한 상대로 여겨졌다. 불가리아가 2023 VNL 15위로 한국과 함께 최약체로 분류됐기 때문.

15위와 16위의 간극은 수비에 있었다.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다. 김다은(22·흥국생명)이 18득점으로 주포 역할을 했고 그 뒤를 강소휘가 서브 에이스 2개 포함 12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김다인은 3세트 중반 서브 에이스 3개를 몰아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주포 요르다노바(15득점)를 비롯해 토도로바와 마리노바가 각각 15득점, 18득점을 하면서 전방위로 한국 코트를 맹폭했다. 리베로 파쉬쿨레바의 끈질긴 수비도 돋보였다.
6월 27일 한국 vs 불가리아 선발 라인업
경기에 앞서 스트레칭 중인 한국의 강소휘(가운데)와 이다현(왼쪽)./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경기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는 미라 토도로바(가운데)와 바라코바 페트야./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김다은(아포짓스파이커·180㎝)-이주아(미들블로커·185㎝)-김다인(세터·172㎝)-정지윤(아웃사이드히터·180㎝)-정호영(미들블로커·190㎝), 강소휘(26·아웃사이드히터·180㎝) 문정원(리베로·174㎝)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로렌초 미첼리 감독이 이끄는 불가리아는 5번 마리아 요르다노바(아웃사이드히터·181㎝)-8번 바라코바 페트야(세터·180㎝)-9번 엘레나 베체바(아웃사이드히터·185㎝)-10번 미라 토도로바(미들블로커·187㎝)-14번 보리슬라바 사이코바(미들블로커·187㎝)-17번 라도스티나 마리노바(아포짓스파이커·186㎝)-13번 밀라 파쉬쿨레바(리베로·175㎝)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VNL 순위는 하나 차이지만, 승점 차가 말해주듯 차이가 있었다. 불가리아는 첫 경기서 크로아티아를 셧아웃으로 이긴 데 이어 도미니카 공화국과 독일과 풀세트 접전을 벌일 정도로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으로서는 99득점의 주포 요르다노바와 블로킹 23득점(공동 3위)의 토도로바를 어떻게 막는지가 관건. 범실을 줄이면서 평균 신장 180.1㎝인 한국에 비해 183㎝로 높은 불가리아의 높이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돋보인 김다은의 득점력-김다인·강소휘의 서브 에이스 폭발... 하지만 아쉬운 수비에 결국 24연패
한국의 김다은(오른쪽)이 27일 수원시에 위치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불가리아와 2023 VNL 3주차 첫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불가리아의 보리슬라바 사이코바(맨 오른쪽)가 27일 수원시에 위치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2023 VNL 3주차 첫 경기에서 공을 한국 진영에 밀어넣고 있다. /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한국의 김다인(가운데)이 27일 수원시에 위치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불가리아와 2023 VNL 3주차 첫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1세트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김다은이 대각 득점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강소휘가 서브 에이스를 넣으며 한국은 2-0으로 앞서 갔다. 불가리아의 서브 범실에 이어 이주아와 강소휘가 연속 득점을 해내면서 한국의 분위기. 하지만 불가리아도 마리노바와 요르다노바의 득점력이 살아나며 이내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마리노바가 한 점씩 만회했고 요르다노바가 6-8에서 3연속 득점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한국은 세트 중반 강소휘의 블로킹을 시작으로 상대 범실, 김다은의 오픈 공격으로 4연속 득점에 성공, 20점 고지도 먼저 밟으면서 첫 세트를 따는 듯했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21-22에서 3연속 실점했고, 베체바의 공격마저 챌린지 끝에 이주아의 손가락을 맞았다고 판정이 번복되면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도 김다은의 득점으로 시작했지만,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한국이 4연속 득점으로 앞서 갈 때도 있었으나, 곧 3연속 실점을 하는 등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했다. 결국 토도로바의 블로킹 득점으로 불가리아가 20점 고지를 먼저 밟았다. 6연속 실점한 한국은 김다은의 서브 범실에 이어 마리노바의 오픈 공격이 터치 아웃되면서 2세트도 잃었다.

상대 범실로 득점을 이어가던 한국은 3세트 중반 세터 김다인이 분위기를 가져왔다. 김다인이 9-10에서 서브 에이스를 작렬한 데 이어 정지윤의 후위 공격 성공, 김다인이 재차 서브 에이스를 성공했다. 뒤이어 김다인이 올린 공을 강소휘가 때려 넣었고, 김다인이 또 한 번 서브 에이스를 넣으면서 6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점수는 14-10.

하지만 곧 다시 경기는 접전이 됐고 20점 고지도 불가리아가 먼저 밟았다. 불가리아가 3연속 득점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으나, 한국의 집중력도 만만치 않았다. 김다은이 듀스를 만들었고 표승주가 서브 에이스로 역전을 만들었다. 여기서 요르다노바가 범실을 하면서 한국이 드디어 한 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는 두 팀 모두 좀처럼 흐름을 가져가지 못했다. 범실이 오고 가는 가운데 불가리아가 마리노바의 득점과 블로킹으로 3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이후 한국의 범실이 나오면서 점수는 15-20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이다현을 교체 투입했지만, 요르다노바에게 25점째를 내주면서 24연패에 빠졌다.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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