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거인' 오펙이 '인구 81만' 소국 가이아나에 '회원 가입 러브콜' 보낸 이유는?

이유진 2023. 6. 27. 2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계 석유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가 남미의 작은 나라 '가이아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가이아나는 중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3위(1인당 국내총생산(GDP) 4,689달러·2018년)였지만 2015년 발견된 대규모 매장지에서 2020년부터 원유를 생산하며 국가의 운명이 바뀌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구 81만' 남미 작은 빈국서 터진 유전
향후 석유 생산량 사우디·미국에 맞먹을 듯
OPEC 구애에 "규제 없이 개발하고파" 거절
4일 석유수출기구(OPEC) 사무총장인 압둘라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로 입장하고 있다. 빈=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석유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가 남미의 작은 나라 ‘가이아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가이아나는 중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3위(1인당 국내총생산(GDP) 4,689달러·2018년)였지만 2015년 발견된 대규모 매장지에서 2020년부터 원유를 생산하며 국가의 운명이 바뀌었다. 신흥 에너지 수출국으로 떠오른 가이아나를 회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OPEC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거절당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일 머니' 로또 당첨...신흥 산유국 등극한 가이아나

압둘라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과 하이탐 알가이스 OPEC 사무총장은 최근 몇 달간 가이아나에 공을 들였다. 바라트 자그데오 가이아나 부통령은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감소하기 전에 원유 생산량과 수출량을 늘려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OPEC에 가입하면 원유 생산과 수출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중동의 위상을 올리는 지렛대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남미 대륙 북부에 위치한 가이아나는 한반도와 비슷한 크기(약 21만4,969㎢)이지만 열대우림이 대부분이다. 올해 기준 인구는 약 81만4,000명으로 세계 163위다.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66년 독립해 경제개발이 늦었다. 노동자 대부분이 식민지배의 잔재인 사탕수수와 쌀농사에 종사했다.

2015년 ‘로또’를 맞았다. 유전이 발견된 것이다.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주도로 매장된 원유 110억 배럴 이상이 발견됐고, 5년 뒤 본격적인 석유 생산이 시작됐다. WSJ는 “지난해 말까지 가이아나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6만 배럴에 달했고, 6, 7년 안에 하루 10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하루 100만 배럴은 전 세계 석유 사용량의 약 1%에 준하는 양이다.

국제사회 내 위상도 올랐다. 글로벌 에너지회사와 금융회사, 각국 정부가 가이아나를 주목했다. 지난달 초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임명됐다. 국가 인프라 건설 사업에 해외 투자가 유입되며 경제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1년 1인당 GDP는 7,255달러로 껑충 뛰었고,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가이아나의 GDP가 지난해 대비 37%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달 30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지도자 회담에 참석한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오른쪽부터) 가이아나 대통령과 찬 산토기 수리남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OPEC의 구애 거절한 이유는...'규제·영향력 감소'

가이아나가 OPEC과 거리를 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WSJ는 “석유 시장에서 OPEC의 영향력 감소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OPEC과 그 협의체(OPEC+)에 속하지 않은 비회원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이 회원국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등 OPEC+ 소속 23개국의 하루 생산량이 80만 배럴 늘어날 때 미국, 브라질, 가이아나 등의 생산량은 하루 51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이 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