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유엔총회로 끌고가자는 민주당

임재섭 2023. 6. 2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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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원내대책단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를 국내 정쟁 차원을 넘어 국제 외교 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와 협의도 없이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해 빈손 귀국했던 민주당이 태평양 도서국에 공조 서한을 보낸 데 이어 급기야는 오는 9월 UN 정기총회 안건 지정과 일본 방문투쟁까지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거대 야당 민주당이 국익과 민생은 뒷전인채 무책임한 시민단체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은 "나라 망신"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27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 계획을 검증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내달 4일 최종 보고서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자,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당내 김근태계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유엔 총회 긴급안건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대응하자"며 국회 결의안을 추진키로 했다. 민평련의 결의안에는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출 문제를 유엔 총회에서 긴급 안건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안건으로 제출하는 등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한다'는 내용과 함께 일본 정부에게는 '책임 있는 자세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관련 문제를 신중히 논의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민평련은 유엔 총회에 국회대표단을 파견해 유엔 총회 의장과 사무총장에게 안건 지정을 촉구키로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본 정부에 해양 투기를 6개월간 보류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 여당의 반발속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 의결을 강행했다.

민주당 일각선 한발 더 나가 방일투쟁까지 거론된다. 안민석 의원은 "10∼20명의 방일 투쟁 의원단을 꾸려 일본 국회나 총리관저 앞에서 우리의 뜻을 알리는 방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제 망신만 불러일으키는 행태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전방위 공세에 나서면서 오염처리수 문제는 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민생 현안을 다룰 상임위 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여야 충돌로 파행되기 일쑤다. 재정준칙 등 시급한 경제현안은 계속 표류하고 있다.

괴담에 직격탄을 맞은 수산업자들은 "한달새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아우성이다.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다가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59)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후쿠시마 원전처리수 방류와 관련한 괴담과 앞장서서 싸우게 될지 누가 알았나"라면서 "내가 아는 상식으로도 말이 안돼 화가 나는데 괴담을 늘어놓을 때마다 사람들이 수산물이 찜찜하다고 안 먹는다고 하니 우리 횟집에 직격탄"이라고 비판했다. 함씨는 "12년 전에 1000배 많은 방사능 물질이 쏟아졌어도 우리 바다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국제 기준에 맞게 30년에 걸쳐 나누어 방류하는 것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준단 말이냐"며 민주당을 직격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수천 배가 넘는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미국에는 이미 영향을 끼쳤을 테지만 미국은 별다른 반발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12년간의 경험으로 알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방사능 수치 변화가 보고되지 않는 상황이고 IAEA(국제원자력기구)라는 국제기구가 이미 관리감독을 하고 있어 유엔총회 안건에 올리는 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유엔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민주당이 창피해 할 일이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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