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네스코 복귀' 미국에 "패권 전략 실현 창구로 악용"

"초보적 규정·절차도 무시한 채 머리 들이밀어"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2022.11.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27일 미국의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복귀 추진에 대해 "패권전략 실현 창구로 악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유네스코 주재 북한 상설대표부는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공보문'에서 "미국이 기구(유네스코)에 '외상'을 요구하면서까지 복귀를 서두르는 흉심은 다른데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대표부는 미국이 "기구 본연의 사명인 교육·과학·문화 분야의 국제적 협력·증진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제기구를 진영 대결의 활무대로" 악용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부는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월 "중국이 유네스코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미국이 유네스코에 가입하지 않으면 이 기구 활동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고 말한 사실을 들어 "미국이 추구하는 진목적이 어디 있는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표부는 "미국은 유네스코를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며 "신성한 국제기구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기구를 사영회사처럼 치부해온 저들의 잘못에 대해 통절히 반성하고 강권과 전횡을 일삼는 불망나니 기질부터 털어버려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표부는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유엔 인권이사회 등에서도 탈퇴한 사례가 있단 점에서 "미국이야말로 국제사회의 총의가 반영된 국제법도 안중에 없는 불법 무법의 나라"라며 "미국이 입버릇처럼 외우는 이른바 '규칙에 기초한 질서'란 게 사리사욕을 정당화하기 위한 면사포에 불과함을 실증해준다"고 주장했다.

대표부는 "자기의 잘못된 관행을 반성하긴커녕 초보적 규정과 절차도 무시한 채 다시 기구에 머리를 들이밀려는 미국의 뻔뻔스러운 태도"가 문제라며 "미국의 정치 생태를 놓고 볼 때 언제 또 기구에서 탈퇴하는 추태를 부릴 지 모른다는 게 국제사회의 일치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재정적 문제와 반(反)이스라엘 편향을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했다가 최근 재가입 의사를 밝혔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