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탈' 나균안 대체선발이 151㎞ 쾅-매이닝 K...절체절명 위기 속 발견한 희망투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정성종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7/

[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마운드에서 내리기 아까운 인상적인 호투였다.

롯데 자이언츠 6년차 우완 파이어볼러 정성종이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정성종은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중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한 에이스 나균안 대체선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고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섰다.

40~60구 정도가 예정됐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 전 "자신의 장점을 살려서 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성종의 장점은 150㎞에 달하는 빠른 공과 제구력이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롯데 정성종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7/

그 기대대로 던졌다. 4이닝 동안 2안타 4사구 2개, 4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출루는 허용했지만 큰 위기는 없었다. 1회 2사 후 피렐라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강민호를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1회말 렉스의 61일 만에 터진 시즌 3호 투런홈런으로 2-0을 만들며 정성종에게 리드를 안겼다.

2회는 선두 오재일을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 후 강한울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조민성에게 3B1S에서 빠른공으로 승부하다 정타를 허용했지만 1루수 정면으로 가 병살 처리가 됐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 경기. 8회말 2사 1, 2루 박성한의 타구를 정성종이 잡으려 했지만 놓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18/

3회가 최대위기였다. 선두 류승민 삼진 처리 후 이재현에게 펜스 직격 2루타를 맞았다. 김현준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2루. 하지만 김지찬의 1루 강습타구에 타자 주자와 3루주자가 더블 아웃 되면서 이닝을 마쳤다.

4회는 선두 피렐라 삼진을 시작으로 첫 삼자범퇴. 61구가 됐고, 플랜대로 롯데는 2-0으로 앞선 5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최고 구속 151㎞의 강속구와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 포크볼, 투심을 활용해 타이밍을 빼앗았다.

볼끝의 힘과 변화구, 제구까지 갖춘 완성형 투수. 선발 자원이 되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답답하던 롯데 마운드의 깜짝 발견. 최근 6연속 루징시리즈 속에 이달 들어 6승16패로 6월 최하위로 침체된 팀 분위기를 살려낸 정성종의 희망투였다. 이날 경기 전 주요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으로 어수선 했던 분위기를 수습해준 멋진 투구이기도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