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김용화 감독 "우주 영화 도전? 관객들께 받은 수혜 다 돌려드리려"[스한:현장](종합)

모신정 기자 2023. 6. 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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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용화 감독, 김희애, 도경수, 설경구.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신과 함께' 시리즈의 쌍천만 감독 김용화와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모인 영화 '더 문'이 베일을 벗었다. 

27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여름 개봉 대작 빅4 중 하나인 '더 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가 참석했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프로젝트 '더 문'은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를 소재로 한 차원이 다른 우주 생존 드라마다. 설경구가 고립된 대원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나로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재국 역을, 도경수는 달에 혼자 남겨진 대한민국 우주 대원 선우 역을, 김희애가 NASA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 역을 연기했다. 

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희애, 도경수, 설경구.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용화 감독은 국내 최초 유인 달 탐사를 소재로 한 SF 영화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신과 함께'를 할 때도 가장 중요한 점은 이야기가 땅에 발을 잘 디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면에서 땅에 발을 잘 붙일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전작에서 저승에 대해 부족하나마 만들어 봤으니 실제 어릴 때부터 꿈꾸고 동경해온 우주와 달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이제 충분히 도전장을 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더 문'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상업 영화에 목 말라 있었다. 쌍천만 감독님이라면 시나리오를 보지 않아도 나를 믿고 맡길 수 있겠더라"며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캐스팅을 수락한 사연을 밝혔다. 이어 "김용화 감독의 디렉팅 방식은 배우와 감독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는 그런 방식은 아니다. 지나가며 툭 이야기하시는데 거기에 본질이 있더라"며 "스포가 될까봐 장면 소개를 구체적으로는 못하지만 제가 잘 안 풀리는 장면이 있었다. 그 때 지나가시며 '누구와의 화해를 생각해 보자'고 하시는데 거기서 딱 힌트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도경수, 설경구.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용화 감독은 설경구와 첫 만남 이후 17년 만에 함께 호흡을 이루게 된 사연도 공개했다. 김 감독은 "제가 '오 브라더스'로 데뷔했을 당시 신인 감독 때였다. 강남으로 미팅을 갔는데 설 배우는 아마 '오아시스'를 하셨을 때인 것 같다. 그 때도 대배우셨는데 저를 알아보신 것 같더라. 뚜벅뚜벅 걸어오시더니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드셨나, 너무 좋게 봤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같이 영화를 하자'고 하셨다. 그런데 그게 17년 전 이야기다. 이번에 '더 문' 시나리오를 쓰자마자 생각이 나서 설경구 배우를 찾아 뵜다"고 사연을 전했다. 

이어 설경구는 "따로 연락이 안 오더라"며 웃은 뒤 "17년을 계속 기다린 건 아니지만 '더 문'을 하기 위해 기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김용화 감독의 '재국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이면 좋겠다'는 주문에 곧 바로 날렵한 몸매를 만든 사연도 밝혔다. 그는 "본능적으로 살이 쪄 있는 역할이 아니면 촬영을 준비하면서 늘 빼려고 한다. 몸을 그렇게 준비한다"고 밝혔다. 

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희애.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에 김희애는 "남자 분들이 더 독하다. 촬영 중 설경구의 입에 뭔가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다. 식사 시간에도 사라지더라"며 "아침에도 콜 타임 한두 시간 먼저 일어날 수는 있는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줄넘기 3000~5000개를 했다더라. 설경구 배우가 저렇게 쫙 빼서 나타나니 다른 배우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희애의 발언에 이어 설경구는 "도경수와 한 화면에 담기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다. 만일 도경수와 투샷이 카메라에 담겼다면 새벽 1시에 일어나서 줄넘기를 했을 듯"이라고 말하며 관객석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도경수.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도경수는 "제가 맡은 선우는 우주선 '우리호'의 막내 대원으로 부친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우주로 가는 인물이다. 사고로 대원들을 잃고 혼자 남아서 미션을 수행하려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라고 캐릭터 설명에 나섰다. 

김용화 감독은 도경수의 캐스팅과 관련해 "제가 너무 가까이서 자주 보는 예뻐하는 배우다. 사람이 매력을 느끼는 건 액면에서 보이는 느낌도 중요하지만 살아온 여러 느낌을 표현하는 걸 발견할 때도 느끼지 않나. 도경수는 그런 것이 엄청난 배우"라며 "저는 여러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가정이나 살아온 환경,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남들보다 많이 아는 편이다. 정말 상남자다. 극중 황선우 캐릭터에 버금 갈 정도로 이타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아픔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게 안보이잖나. 저는 도경수 배우가 굉장히 오래 갈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이 오래 가는 편이다. 저는 그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용화 감독.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도경수는 김용화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신과 함께' 때 긴장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그 때는 제 입장에서 너무 어려운 분이셨다. 그 때는 긴장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현장에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말 많이 친해지고 교류를 많이 나눴다"며 "선우의 감정들이 극적인 감정이 많아서 현장에서 집중할 때는 잘 몰랐다. 감독님이 어느 날 편집본을 보여주셨는데 지구의 센터 안에 거의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더라. 그게 너무 부러웠다. 제가 등장하는 이외 신의 촬영이 있을 때 대기실에 혼자 앉아 있곤 했는데 저도 선배님들과 대화해보고 싶고 하는 마음이 있었다. 많이 외로웠다"고 말했다.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 역을 연기한 김희애는 "재국과 인연은 있지만 오랜 시간 대한민국과도 재국과도 인연을 끊고 산 인물이다. 선우를 구해달라는 연락이 오지만 도움을 주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라며 "NASA에서 일하는 인물이기에 모든 대사를 영어로 해야 했다. 그런데 궤도나 고도 등 평소 써보지 않은 단어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거기 계신 외국 배우분들도 다 지적으로 보이는 분들이었다. 그런 분들 앞에서 영어로 잘난 척을 하려다 보니 심장이 벌렁거렸다"고 말했다. 

영화 '더 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도경수.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용화 감독은 김희애의 열연에 대해 "저도 20년차 감독이기에 다양한 배우들을 만났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썼던 작의까지 생각해서 연기 베리에이션을 정하는 배우는 처음 봤다. 김희애 배우는 '나는 이런 감정인데, 시나리오를 볼 때는 이런 감정 같더라. 또 혹시 다른 감정일 수도 있겠다'며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다. 저나 촬영 감독 또한 찬탄을 금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전문 연구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으며 실제에 가장 가깝게 세트 및 카메라에 담기는 미장센 등을 구현해간 과정에 대해 "실제를 기반으로 한 영화다. SF이기는 하지만 공상은 아니다. 근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우주적 영역에서의 낭보들이 들려와 힘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사님들이 이 영화에 대해 너무 염원하셨다. 이 영화가 꼭 나오기를 바라셨다. 스태프 이상으로 도움을 주셨다. 제가 어떤 설정들에 대해 과하다고 생각하고 겁을 먹으면 '가능하다, 구현하라'며 응원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감독은 "이전 작품들을 할 때 배우들에게 죄송했다. 온통 블루 스크린을 깔고 허공에 대고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미안했다. 이번에는 물리적 접촉이 많은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배우들이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월면차부터 우주선, 우주복 소품의 질 퀄리티까지 과학적이고 실제적으로 검증과 고증을 거쳐 제작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더 문'이 한국판 '그래비티' 등으로 불리고 있는 것에 대해 "모든 촬영을 4K로 진행하면서 칼날 같은 해상도를 구현하려 했다. 사운드도 600채널 이상을 사용해 돌비시네마 작품으로 채택됐다"며 "우리 영화만의 차별점이라면 후반부 40분의 극적 구조 장면을 꼽고 싶다. 제가 보고 싶고 또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은 방식의 구조로 도전해봤다. 그런 부분이 차별화되지 않았나 싶다. 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 문'만의 장점에 대해 "'신과 함께' 개봉 당시 '한국에서 절대 판타지는 안돼'라는 풍문이 돌았다. 하지만 그 작품이 잘 되었다고 해서 거기 머무를 수는 없다. 제 도전의 가장 큰 이유는 관객들로부터 선택받고 싶다는 것에 있다. 춘천에서 자란 촌놈이 중대 영화과를 들어갔고 그 때 아무 서포트도 없었다. 그런데 관객분들 사랑으로 너무 따뜻한 수혜를 받았다. 관객들이 저를 찾아주시는 한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싶다. 제가 이 순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 뿐이다. 믹싱과 사운드 등 최선을 다해서 붙잡고 있다. 관객분들이 오셔서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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