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에스터 “봉준호 원더풀가이, 한국감독은 장르해체 뛰어나…내 영화는 단순해”[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코미디입니다. 친한 친구들이 ‘이 영화 되게 너 같아’라고 말해주더군요. 나 자신을 반영하는 유머가 담겨 있어 가장 아끼는 작품이죠.”
‘유전’ ‘미드소마’로 한국에도 두터운 팬을 보유한 아리 에스터 감독이 27일 CGV 용산에서 열린 ‘보 이즈 어프레이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7월 5일 개봉)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호아킨 피닉스)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관객들을 무서워하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아요.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넣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내 영화를 보고 어렵다 혹은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잘 이해가 안되요. 단순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세 편의 작품에 가족이 등장하는 것과 관련, 그는 “가족은 드라마의 원천으로서 가장 가까운 관계지만,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라면서 "모든 가족의 관계는 쉽지 않다. 한 겹씩 스토리 텔링을 통해 벗겨낸다면 가족의 본질에 대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좋아하는 한국 감독으로 봉준호를 비롯해 김기영, 박찬욱, 홍상수, 나홍진 감독 등을 언급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과 진행하는 GV와 관련, 그는 “몇 차례 만났는데 원더풀가이다. 영화를 미리 봤더라. 잘 봤다고 칭찬해줬다. 예의상 말한건지 잘 모르겠다(웃음). GV 진행도 감사하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0년간 한국영화의 특징을 모험과 실험으로 설명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점이 좋아요. 봉준호, 박찬욱, 나홍진 등은 장르를 과감하게 해체하죠. 영화의 형태나 구조, 전통에 얽매이지 않아요. 자유자재로 해체하고 바꾸는게 인상적입니다. 영화적 언어도 세련됐고요. 유머도 빼놓을 수 없죠.”
에스터 감독은 “특히 이창동 감독 영화는 문학적 가치가 뛰어나다”면서 “미묘하고 복합적이면서도 깊이가 있다”고 호평했다.
그는 ‘미드소마’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교정하기도 했다.
에스터 감독은 아티스트의 창작육구와 자율권을 보장해주는 제작사 A24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할리우드도 오리지널 영화 만드는게 쉽지 않아요. 제작사 A24도 저와 함께 성장했죠. 그들은 장점을 잃지 않았어요. 아티스트에게 창작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주죠. 전적으로 신뢰해요. 편집이나 러닝타임의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지만, 개입하거나 강제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아티스트의 비전을 뒷받침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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