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코치’ KBL 역대 9번째? 이상민 전 삼성 감독, KCC 코치 선임

[점프볼=최서진 기자] 이상민 전 서울 삼성 감독이 전주 KCC의 코치가 되어 돌아왔다. 친정팀인 KCC로 16년 만에 컴백한 것도 놀라웠지만, 코치가 됐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웠다. 

1997-1998시즌 이상민 코치는 KCC 전신인 대전 현대에 입단해 2006-2007시즌까지 두 번의 MVP, 세 번의 우승을 기록하며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이후 KCC가 서장훈을 영입하며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했다. 2010년 은퇴 후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이상민 코치는 2012년 삼성의 코치로 복귀했다.

2014년부터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선수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낸 그는 화려한 감독이 되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2016-2017시즌 준우승, 그러나 2017-2018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 부진이 길어졌고, 김진영과 천기범의 음주 운전 사고가 일어나 2022년 그는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감독으로 삼성의 지도자를 마친 이상민 코치는 16년 만에 친정팀 KCC에 돌아와 코치로 다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다.

이제껏 KBL을 거쳐 간 감독은 총 58명이다. 이중 감독으로서 한 팀의 지휘봉을 잡다 코치가 된 경우는 이상민 코치 전까지 8명이었다. 

전 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도훈 감독도 감독직 이후 다시 코치를 맡은 경험이 있다. KCC, 창원 LG의 코치를 역임한 그는 2006-2007시즌 중반 안양 KT&G(현 KGC)의 감독이 됐다. 첫 시즌 성적은 6위, 두 번째 시즌은 4위라는 성적을 냈으나 세 번째 시즌을 한 달 앞두고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소문은 많았으나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유도훈 감독은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코치로 발을 디딘 뒤 감독대행을 거쳐 다시 감독이 됐다.

현재 KGC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사령탑인 김상식 감독과 조동현 감독도 같은 케이스다. 김상식 감독은 안양 SBS-KT&G, 대구 오리온스 코치를 역임한 뒤 감독대행을 거쳐 2008-2009시즌 오리온스의 감독이 됐다. 그러나 부진한 성적 탓에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이후 삼성의 수석 코치와 국가대표 농구 대표팀의 코치, 감독을 맡은 뒤 지난 시즌부터 KGC를 이끌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은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의 코치로 경험을 쌓은 뒤 2015-2016시즌부터 3시즌 동안 부산 KT(현 수원 KT)의 감독을 맡았다. 그러나 팀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현대모비스로 돌아가 코치로서 유재학 감독을 보필했고, 지난 시즌 지휘봉을 이어받아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외에도 5명의 감독이 감독 후 코치를 맡았다. 강정수 전 감독은 1998-1999시즌 감독으로서 SBS를 이끌었지만, 2001-2002시즌 모비스의 코치를 맡았다. 김영만 전 감독은 2014-2015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원주 동부(현 DB)를 이끈 후 2020년까지 LG의 코치였다.

현대와 KCC, LG에서 코치 경험을 쌓은 박종천 전 감독은 2004-2005시즌 감독으로서 LG를 이끌었지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전자랜드의 코치를 맡았다. 2009-2010시즌 잠시 전자랜드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박인규 전 감독은 1999-2000시즌 부산 기아(현 울산 현대모비스)의 감독을 맡은 뒤 2000-2001시즌부터 2001-2002시즌까지 SBS의 코치였다.

안준호 전 감독은 청주 SK(현 서울 SK)에서 1997-1998시즌부터 두 시즌 지휘봉을 잡은 뒤 2000-2001시즌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 시절부터 2002-2003시즌까지 코치로 활동했다.

# 사진_점프볼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