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친화 프로젝트 중심에 선 성인 제품들①[정윤하의 러브월드]
국내 성인 회사들이 여성 친화적 성인용품 취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성인용품부터 완전 방수로 샤워 중에도 쓸 수 있는 제품 등을 들여왔다. 이러한 여성 친화 프로젝트의 중심엔 우머나이저(Womanizer)와 새티스파이어(Satisfyer)가 있다.
여성의 오르가즘은 조화롭다고들 표현한다. 그래서 미묘하고도 아름답고, 복잡하다. 누군가는 무드와 감정만으로 오르가즘에 도달한다고 말하며, 직접적인 자극이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외부 자극이 없으면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한다는 이도 있다.
그간 한국 여성의 밤은 외로웠다.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다는 여성 비율이 6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성 만족도 역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여성이 자신의 성을 당당히 말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고, 성문화 전반이 남성 위주로 돌아간 것이 한몫했다.
2015년 여성 성인용품 업계에 혁명이 일어났다. 독일 이피아이24(EPI 24)社에서 발매된 ‘우머나이저’가 시작이었다. 출시 직후 유럽 등지에서 20만대를 팔았다. 곧 일본을 넘어 국내에도 들어왔다. 돌풍이었다.
국제 특허를 받은 ‘플레저 에어 테크놀로지(Pleasure Air Technology)’는 성인용품을 넘어 여성 성의학에도 기여했다. 2016년 미국 섹스 전문가 제니퍼 버맨은 우머나이저가 폐경기 여성의 오르가즘 장애 치료를 도울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우머나이저는 단순한 성인용품을 넘어 의료기구로까지 불리기 시작했다.
이즈음 이아이에스(EIS)社가 새티스파이어의 판매를 시작했다. 우머나이저 가격의 절반 수준이었다. 고가의 우머나이저 구매를 망설이던 여성의 환호가 이어졌다.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새티스파이어는 2016년 미국 잡지에서 선정한 ‘최고의 섹스토이’에 뽑혔다.
우머나이저는 흡입·진동형 여성용 성인용품의 원조다. 동네 식당만 가더라도 원조에 더 끌리는 법이다.
우머나이저 구매를 선택한 이들이 꼽는 수 많은 이유 중에는 “원조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빠지지 않는다. 새티스파이어는 우머나이저가 가지지 않은 것으로 승부를 봤다. 첫 번째는 위에서 언급한 저렴한 가격, 두 번째는 디자인이었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우머나이저 디자인과 달리 여성에게 호감을 주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새티스파이어는 2017년 레드닷 어워드(Reddot Award)와 디자인 어워드(Design Award)를 석권했다.
정윤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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