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대동맥이 늘어난 대동맥류
지난 16일 발생한 한 의사의 죽음은 많은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대동맥 수술의 최고 권위자인 아산병원 주석중 교수가 새벽 3시 넘어까지 응급 수술을 하고 잠시 집에 갔다가 병원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국제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대동맥 박리 수술의 성공률은 80 ~ 85%인데 반해 주 교수는 97.8%일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시 병원에 나올 목적으로 병원 근처에 집을 구했을 정도로 열성적이었기에 가능했다. 평소에 워낙 성실하고 따듯하게 환자를 대하여 환자들이 주석중님을 줄여 '주님'이라고 불렸을 정도였다. 같이 학회 활동을 했던 필자의 기억으로도 온화하고 합리적인 분이셨다.
대동맥은 심장에 직접 연결된 혈관으로 이 대동맥에서 혈관이 나뉘면서 전신으로 혈액이 공급된다. 모양은 손잡이가 구부러진 지팡이와 비슷해서 구부러진 손잡이의 끝부분이 심장의 대동맥 판막과 연결되어 직접 혈액을 받는다.
구부러진 부위(대동맥궁)에서 하나의 혈관이 먼저 나오는데 이 혈관은 다시 오른 쪽 뇌와 오른 쪽 팔로 가는 혈관으로 나뉘게 된다. 그러나 왼쪽은 좌측 뇌로 가는 혈관이 먼저 나오고 이어서 좌측 팔로 가는 혈관이 나오기 때문에 뇌와 팔로 가는 혈관은 좌우대칭이 아니다. 그 다음 가슴과 복부 부위로 내려오면서 각종 장기로 가는 혈관들과 연결되다가 양쪽 다리로 나뉘어 내려가게 된다. 양 쪽 다리로 나뉘기 전 까지의 혈관을 대동맥이라고 부른다. 대동맥은 각종 장기로 혈관이 나뉘어 나오면서 조금씩 가늘어진다. 즉 심장과 연결된 상행 대동맥은 직경이 3cm정도지만 뇌와 팔로 혈액을 공급한 다음 가슴 부위로 내려오면(하행 흉부 대동맥)는 2.5cm, 복부 부위(복부 대동맥)는 1.8 ~ 2cm 정도가 된다.
대동맥에서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은 대동맥류로 대동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서 커지는 경우다. 정상적인 대동맥 크기보다 50% 이상 커졌을 때 진단을 붙이며 복부 대동맥(75%), 하행 흉부 대동맥(25%) 그리고 드물게 상행 대동맥, 대동맥궁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상행 대동맥류 자체는 발생빈도는 적지만 대동맥이 늘어나면서 대동맥 판막까지 같이 손상되기도 하므로 많은 주의를 요한다.
대동맥류는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복부대동맥류를 예로 들면 미국에서는 60세 이상 성인의 5~7%에서 발생하고 일단 발생한 환자의 75%는 60세 이상이다. 남성에게 흔하며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 흡연자, 가족 중에 환자가 있을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따라서 평소에 철저하게 혈압과 고지혈증을 관리하고 금연과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6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흉부와 복부 X선 사진을 촬영해보는 것이 좋다.
대동맥류를 관리하는 목적은 커진 대동맥류가 주위 장기나 혈관을 압박하는 것을 막기 위한 면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혈관 벽이 크게 늘어나면서 약해지고 그 결과 내막부터 찢어지는 위험(대동맥 박리)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진단은 우선 흉부 X선 검사에서 대동맥이 커져 있으면 초음파 검사와 CT 혹은 MRI 검사를 하게 된다. 초음파 검사는 식도를 통해하는 경식도 초음파가 더 정확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MRI로 CT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커진 대동맥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작아지지는 않는다. 20% 정도에서는 더 크기가 커지지는 않지만 80%에서는 계속 크기가 커진다. 치료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령의 환자가 많기 때문에 수술의 위험성도 같이 고려하여 수술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상행 대동맥이 6cm이상이거나 하행 대동맥이 7cm이상이면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커지는 속도다. 즉 일년에 직경이 0.5cm이상 커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하고, 1cm이상 커지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하게 된다. 수술은 늘어난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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