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이중 신분' 모르던 20대 병역법 위반 '무혐의'

보호시설서 1차 신고, 부모 등이 2차 출생신고
광주지검, 유사 사례 조사 통해 3건 추가 확인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부모의 심경 변화로 얻게 된 '이중 신분'을 20년 간 모르다가 병역법 위반으로 입건된 20대 남성에 대해 광주지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해당 사례를 경찰에 공유해 비슷한 이중 출생신고 사례 3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27일 광주지검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지난 2월 동구에 공문을 보내 이중 신분으로 등록된 A씨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 말소를 요청했다.

동구는 해당 사안을 검토한 뒤 A씨의 신분을 말소조치했다.

검찰은 병무청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A씨에 대한 수사를 경찰로부터 넘겨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A씨는 병역의무자임에도 거주지 이동 후 14일 이내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A씨의 신분이 2개인 것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20여년 전 광주에서 태어난 A씨는 곧바로 아동보호시설에 위탁됐고, 동구는 직권으로 A씨에 대한 출생신고를 진행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상 부모 등은 출생 후 1개월 이내 출생신고를 해야 하며, 부모 등 신고의무자가 신고하지 않아 복리가 위태롭게 될 우려가 있을 때 검사나 지자체장이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는 친모에 의해 보호시설에서 퇴소하게 됐고, 친모는 다시 A씨를 타 지자체에 출생신고를 하게 됐다.

A씨는 자신에게 2개의 출생신고가 된 것을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당하기 전까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병역법 위반 사안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처리하는 한편 경찰에 해당 사항을 공유해 2건의 이중 출생신고 사례를 추가로 파악했다.

B씨(20)도 지난 2005년 9월쯤 한 아동보호시설로 전입신고된 뒤 2006년에 시설에서 퇴소 조치됐고, 부모가 2차 출생신고를 하게 돼 이중 신분자가 됐다.

이 둘과 동일한 방식으로 C씨(20)도 이중 신분을 가지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아동보호시설 등과의 협조를 통해 60여명에 대한 유사 사례를 대조, D씨(31)가 지난 2002년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한 뒤 전입신고 등이 되지 않아 병무청으로부터 고발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아동보호시설 측은 대상자들의 퇴소 당시 부모 등에게 출생신고가 이미 된 것을 고지했지만 이중 신분을 갖게 된 당사자들은 가족들로부터 해당 사안을 설명받지 못했기 때문에 병역법 위반 대상이 됐다"며 "이중 신분이 장기간 존재했던 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피의자 중지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았던 병역법 위반 기록을 철저히 조사해 이중 출생신고의 진실을 규명했다"면서 "유사 사례들이 추가로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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