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칼뺐나…수학 3년새 가장 어려워
수학 표준 최고점 151점
통합수능 도입 이후 최고
만점자는 작년보다 늘어
"교육격차 확대 때문" 분석
'변별력 확보' 과제로 남아
이달 초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수학 영역 문제가 통합수능 체제 도입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문학 등 '킬러문항' 문제가 지적됐던 국어는 오히려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학 영역의 난도가 올라가면서 국어와 수학 만점자 표준점수 격차가 더욱 벌어진 가운데 두 영역 모두 최상위권 변별력은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교육부가 '킬러문항'을 배제한 공정 수능을 골자로 하는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수능에서는 최상위권 변별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151점으로, 2022학년도 통합수능 체제 도입 이후 가장 높았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집단 대비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반영해 산출하는 점수다. 원점수 최고점은 100점으로 동일하지만 시험이 어려워 응시자 평균이 낮을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입시업계에서는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을 기록하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한다.
통합수능 이전 수학 (가형) 및 B형과 비교해도 2010학년도 6월 모평(172점) 이후 14년 만의 최고점이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응시자 모집단이 넓어지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이전보다 높게 나오는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예년보다 난도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상위권 변별을 위해 출제되는 초고난도 문항을 뜻하는 이른바 '킬러문항'이 예년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난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전날 교육부는 '킬러문항'의 사례를 공개하면서 올해 6월 모평 수학 영역에서 교과과정에서 다루기 어려운 문제가 9개 출제됐다고 밝혔다. 그중 공통과목의 주관식 마지막 문제인 22번은 다항함수의 도함수, 함수의 극대·극소, 함수의 그래프 등 3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돼 복잡한 문제로 출제됐다는 지적이다. 해당 문제는 EBSi 고3 기준 정답률이 2.9%에 불과했다.
다만 수학 만점자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6월 모평 수학 영역 만점자는 648명으로 전년 6월 모평(13명) 대비 5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학생들 간 학습 격차가 커지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 간 학습 격차가 커진 상황"이라며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왔다고 꼭 시험이 어렵게 출제됐다고 볼 수는 없는데 시험을 어려워하는 중하위권에 적정 난이도를 맞추게 되면 최상위권 변별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6점을 기록해 통합수능 체제 도입 이후 가장 낮았다. 통합수능 이전과 비교해도 2016학년도 국어 A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126점을 기록한 이후 8년 새 최저 수준이다. 난도가 하락하면서 만점자도 지난해 59명에서 올해 1492명으로 25배가량 늘었다.
이날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공정 수능'의 변별력 논란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킬러문항을 제외하겠다고 하면 변별력 유지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물수능 논란에 대한 걱정으로 논술이나 면접 사교육이 풍선효과처럼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가영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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