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 車 끌고 가면 최대 3만원... 혼잡 통행료 받는다
기존 교량-터널 통행료에 주차료까지 하루 10만원대 쓸수도
인근 뉴저지주 반발.. ‘뉴욕으로 출근 안할 권리’ 법안 통과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가 내년부터 핵심 상업지구인 맨해튼 중심가에 진입하는 승용차 한 대당 혼잡 통행료로 최고 23달러(약 3만원)를 부과할 예정이다.
뉴욕주는 26일(현지 시각) 맨해튼 혼잡통행료 도입에 대한 연방도로청의 최종 승인이 내려졌으며, 2024년 봄부터 맨해튼 60번가 남쪽의 타임스퀘어, 월가(街) 등을 포함하는 중심부로 진입하는 길목마다 톨게이트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간대에 따라 승용차는 17~23달러, 대형트럭은 최고 82달러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대중교통인 버스와 경찰·구급차 등만 제외될 뿐, 택시나 우버 등 승차 공유 서비스에도 통행료를 물린다. 이 같은 정책은 ‘교통지옥’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도입했지만 미국에선 최초다.
뉴욕시는 혼잡 통행료로 유입되는 교통량을 대폭 줄이면 악명 높은 교통 체증과 매연·소음 등을 줄여 환경이 개선되리라고 보고 있다. 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할 통행료 징수액은 지하철 정비 사업과 학교 공기청정기 설치, 시민 천식 예방 프로그램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맨해튼의 직장으로 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뉴욕시 외곽과 인근 뉴저지·코네티컷주 주민 수백만명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맨해튼으로 들어가는 교량·터널 1회 통행료 17달러에, 도심 주차료가 반나절에 40~60달러 소요되는데 혼잡통행료까지 더해지면 하루 100달러 이상을 지출하게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미 월가의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치솟는 도심 물가로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싶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혼잡 통행료가 부과된다면 ‘출근 기피’ 문제가 더 악화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 혼잡 통행료 부과 방침에 반발한 뉴저지 주의회에선 최근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에게 재택근무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스테이 인 저지(Stay-in-Jersey)’ 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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