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8차 회의 파행 속 경영계 최초요구안 '동결' 제시(종합)

勞 "1만2210원"vs 使 "9620원"…최초요구안 입장차
새 노동자위원 위촉 문제까지 더해져 앞날 더 '험로'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8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했던 양대노총 근로자 위원들이 지난 26일 한국노총이 추천한 근로자위원인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공식 거부한 것에 대해 반발하며 전원 퇴장해 회의장 반쪽이 텅 비어 있다. 2023.6.27/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의 법정 심의기한(29일)을 하루 앞두고 경영계는 최초요구안으로 현행 시급인 9620원(월 환산액 201만580원)으로의 '동결'을 주장했다.

최초요구안으로 먼저 '시급 1만2210원'을 제시한 노동계와의 금액차(2590원) 워낙 커 심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27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와 경영계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릴 최임위 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은 내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으로 올해 시급 9620원과 같은 '동결'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임금 지급 능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을 들어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숙원이던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이 내년에도 불가능해진 만큼 최저임금이라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영계 관계자는 "현재 최저임금으로도 소상공인이나, 영세중소기업들은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인하라도 해야 할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동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기정 사용자위원(경총 전무)은 이날 최임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숙박음식업은 2022년 경제활동부가조사에서 최저임금은 중위임금의 90.4%에 달했다"라며 "이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숙박음식업에 지불 여력에 대한 고려 없이 다른 업종과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왔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다. 재차 강조하지만 숙박·음식업처럼 힘든 업종 중심으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노동계는 최초요구안으로 현행 최저임금 시급인 9620원보다 26.9% 인상한 1만2210원을 제시한 바 있다. 209시간 근무기준 월급 환산액으로는 255만1890원이다. 노사 간 입장차가 워낙 큰 탓에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법정 심의기한(29일)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날 열린 최임위 8차 회의는 노동자위원들이 전원 퇴장하면서 파행으로 끝났다. 결원이 발생한 노동자위원 추천과 관련, 노동자위원들은 정부가 법적 근거도 없는 이유로 노동계측 추천 위원의 제청을 거부하고 있다며 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새 노동자위원 위촉을 둘러싼 고용노동부와 노동자위원들의 마찰로 8차 전원회의가 파행으로 끝나고, 노동자위원들이 추후 예정된 회의에도 보이콧을 시사하면서 올해 최저임금 회의는 사실상 법정 심의기한(29일)을 넘길 공산이 커졌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