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차량으로 사고 낸 20대, 뺑소니 피해자 행세하다 들통

경찰, 절도 사실 확인 후 검거
무면허 운전 혐의도 드러나

제주서부경찰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훔친 차량을 무면허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것도 모자라 뺑소니 사고 피해자 행세를 하며 병원 치료까지 받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과 절도 등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전 5시40분쯤 제주시 오라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 이어 같은날 오전 6시31분쯤 A씨는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 불법유턴을 하다 도로 연석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A씨는 사고 직후 도주하지 않고 차량 앞에 주저앉은 채 뺑소니 피해자 행세를 했다. 이 모습을 본 행인이 119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다리 통증을 호소한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음주운전자가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차량을 버린 후 도주한 것으로 보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다가 A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덜미가 잡힌 A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병원 응급실에서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무면허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