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패션뷰티업계에 부는 초개인화 바람
"메가 트렌드가 사라진 게 요즘 트렌드다." 최근 패션뷰티 업계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이다. 더 이상 한국에는 사회를 휩쓰는 유행이라 할 만한 게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베이지색 트렌치 코트를 입고, 모두가 스키니진을 입고, 모두가 물광 화장을 하던 시절은 과거가 됐다.
대중매체 소속인 기자에게는 애석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중매체는 특성상 '대중적인' 내용을 주로 다룰 수밖에 없어서다. 대중이 열광하는 메가 트렌드가 없으니 기사 쓸 거리도 마땅치가 않다. 물론 몇몇 '유행룩'이나 '유행템'들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대중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었을 뿐이다. 고프코어니, 발레코어니, 블록코어니 하는 몇몇 스타일이 뜨고 있다지만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훨씬 많다.
메가 트렌드가 사라진 데에는 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유행'이라는 키워드를 압도하게 된 시대·문화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견고하게 자리 잡은 언택트 문화가 개인화 현상을 가속화한 까닭이다. 엔데믹 이후 개인화 현상은 더 심화했다. 이제는 '초개인화'가 화두다. 개개인의 취향과 선호는 갈수록 더 다양해지고 더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황이 이러니 패션뷰티 업계의 고심도 따라서 깊어질 수밖에 없다. 천차만별인 고객 취향을 몇 가지 제품으로 만족시키기가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매일경제가 지난 26일 개최한 '패션·뷰티·유통 CEO 포럼'에서 MZ세대의 초개인화 현상을 점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날 행사에서 연사를 맡은 윤정하 작당모의(잼페이스) 대표는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려 서비스를 계속 진화시키자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했다.
이를 패션뷰티 업계에 적용하면 결국 '우리 고객'의 선호와 요구를 잘 파악해 빠르게 대응하는 브랜드가 돼야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소통이 중요해진 이유다. 휘몰아치는 초개인화 바람에 패션뷰티 업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무척 기대가 된다.
[김효혜 컨슈머마켓부 double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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