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허가 없이 연못 늘린 골프장 고발

골프장 규모를 늘리기 위해 연못을 무단 증축한 혐의로 고발당한 전남 나주 해피니스시시 전경.나주시 제공

전남 나주시가 허가를 받지 않고 골프장 내 연못(워터 해저드)을 늘린 해피니스시시(CC)를 국토계획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나주시는 “개발행위 변경 허가 없이 골프장 연못 규모를 확대해 시공한 해피니스시시를 최근 국토계획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2011년 2월 개장한 해피니스시시는 기존 36홀 규모에서 9홀을 추가로 늘리기 위해 지난해 2월8일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한 뒤 나주시의 승인을 받지 않고 연못의 저수량을 기존 1만8000t에서 6만8000t으로 늘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피니스시시는 올해 3월 나온 재해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5월12일 변경허가를 신청해 나주시는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주시는 공사가 이미 진행됐다는 주민 민원을 접수하고 5월말 무단 증축을 확인했다. 해피니스시시는 골프장 외곽 내리막 지형에 둑을 쌓아 평탄화 작업을 하려 했으나 내부를 채울 흙이 부족하자 연못 수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시 도시계획팀은 “골프장쪽은 변경허가 승인에 시간이 걸리니까 잔디를 심는 시기에 맞춰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기관 수사 결과와 관계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당초 허가사항 이행에 중점을 두고 원상회복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골프장은 그동안 수차례 주민과 갈등을 빚었다. 골프장 인근 봉산마을 농민들은 농업용 저수지인 봉산제 상류에 골프장 연못이 자리해 농업용수가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4월 골프장과 봉산제 저수율이 낮아질 경우 골프장 연못물을 공급하기로 합의했으나 골프장쪽은 골프장 연못 저수율이 40% 이하로 낮아지면 용수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아 주민 반발을 샀다. 또 해피니스시시는 골프장 증설 예정 터에 있던 임도를 폐쇄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나주시는 15일 봉산제 저수율 30% 이하 등 가뭄이 극심해지면 골프장 연못물을 모두 공급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골프장은 동의했다. 또 나주시는 골프장쪽에 내놓은 대체임도 조성 사업비 4억2400만원을 투입해 다음달부터 1.4㎞짜리 새 임도를 개설할 계획이다. 해당 골프장 소유주는 양진석 광주경영자총협회 회장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