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아카데미극장 존폐 갈등, 시민관심은 지역문화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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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에서 아카데미극장 존폐 문제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카데미극장은 지난달 25일 원주시의회에서 찬성 14명, 반대 10명으로 철거예산안이 통과됐다.
평원동의 한 상인은 "왜 아카데미극장에만 과몰입돼 문화유산이냐 아니냐를 따지는지 모르겠다"며 "지정도 되지 않은 건축물에 대한 논쟁·갈등 이전에 아끼고 견지해야 할 지역 문화재들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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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계승 문화유산에 관심
"미지정 건물 과몰입 금물…갈등·논란 중단해야"
[원주=뉴시스]이덕화 기자 = 강원 원주시에서 아카데미극장 존폐 문제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카데미극장은 지난달 25일 원주시의회에서 찬성 14명, 반대 10명으로 철거예산안이 통과됐다.
아카데미극장이 소재한 전통시장 상인들과 일부 시민들은 안전과 건강 문제, '문화유산 가치 없음'을 주장하며 주택·아파트 일대에 전단을 붙이는 등 철거 추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단을 통해 "누구를 위한 보존인가?"라며 "외지인들이 막대한 시민 혈세를 노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아카데미의 친구들' 등은 시의회의 예산안 통과가 확정된 시점부터 더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천막농성·집회, 국회 방문, 지속적인 성명 발표 등을 통해 '근현대사를 품고 있는 문화자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터넷 서명운동도 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원강수 원주시장과 남기주 문화예술과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아카데미극장이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시민들은 '문화유산'이란 단어를 자주 접하고 있다.
자연스레 후대에 계승·상속할 문화 소산물, 시대적 아픔, 역사의 흐름 등이 담긴 문화 건축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913년 세워진 원동성당은 등록문화재 139호다. 천주교 교회로 6·25전쟁 당시 불에 타 사라졌다. 1954년에 이르러 시멘트 벽돌로 재건했다. 1970년대 유신정권을 비판한 '원주선언'을 한 곳으로 민주화의 상징이다.
1892년 설립된 '대안리 공소'는 대한민국 근대 문화유산 등록 문화재 140호다. 박해시대 인근 덕가산에 피해 숨어 살던 신자들이 1886년 조불 수호 통상 조약으로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자 대안리에 교우촌을 이뤘다.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 막사로, 전쟁 뒤에는 미군의 구호물자 배급처로 사용됐다.
개통 당시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반곡역'은 등록문화재 제165호다. 일제 강점기 말 소규모 지방 역사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근대기에 수입된 서양 목조건축 기술을 엿볼 수 있고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
이 건축물들은 시대의 상징성, 건축 기법, 기록과 이야기 등 문화 소산물에 역사가 묻어나 유산으로 인정받았다. 대다수의 공감을 얻은 유산들은 지역 명소로 자리잡아 문화·경제적 발전에 기여하고 후대까지 보존된다.
소수의 기억·추억이 다수의 인정을 얻지 못하면 유산이라 말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평원동의 한 상인은 "왜 아카데미극장에만 과몰입돼 문화유산이냐 아니냐를 따지는지 모르겠다"며 "지정도 되지 않은 건축물에 대한 논쟁·갈등 이전에 아끼고 견지해야 할 지역 문화재들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계동의 한 시민은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제3자가 한다면 현재 보존을 주장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일부 단체들은 극장 관련 이슈를 정치권 갈등·논란으로 키우는 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nder876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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