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얼굴, '마당이 있는 집'에서 피었네 [Oh!쎈 초점]

연휘선 2023. 6. 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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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배우 김태희가 스릴러를 잔뜩 칠하고 '마당이 있는 집'을 채워나가고 있다. 흡인력 있는 미모와 묵직한 침묵 속에 광기가 더해져 서술자로서 극의 흐름을 타는 모양새다. 

최근 공개되고 있는 지니TV 오리지널 '마당이 있는 집'은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 삼아 무거운 분위기의 서스펜스 스릴러에 집중한 장르물로, 8부작으로 기획돼 짧지만 굵직하게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김태희는 뒷마당에서 수상한 시체 냄새를 맡은 여자 문주란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마당이 있는 집'이 곧 문주란이 사는 집이자 사건의 시작과 배경이 되는 장소인 만큼 문주란이 곧 사건을 열고 따라가는 상황. 김태희는 극의 서술자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며 작품을 전개한다. 

두 말 하면 입 아플 한국 여성 배우 중 손꼽히는 미인상인 김태희. 오죽하면 팬들 사이 별명이 '태쁘(김태희 예쁘다)'일까. 그 만큼 아름다움의 빈틈이라고는 없는 이 얼굴이 '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미의 기준을 넘어 새로운 역할을 해내고 있다. 넘치는 긴장감을 담아내며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이지만 사건의 핵심 인물이라기 보다 추적하는 서술자 격인 문주란의 성격상 김태희의 미모가 주는 존재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

더욱이 언니의 죽음을 목격하고 방문객들을 피하며 일부러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오기까지 한 문주란의 정신 건강 상태는 굉장히 불안정한 것으로 묘사된다. 무언가 썩는 듯한 고약한 냄새를 맡았으면서도, 남편인 박재호(김성오 분)의 둘러대는 말에 쉽게 흔들릴 정도로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태다.

인형 같은 큰 눈을 초점을 잃은 듯 굴리며 어딘가 멍한 표정을 짓는 김태희의 얼굴은 이러한 문주란의 불안정한 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첫 방송에서는 마침내 마당을 파내고 부정당하던 시체의 흔적을 발견한 뒤 자신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해 기쁘다는 듯 김태희의 우는지 웃는지 모를 광기 어린 엔딩 표정이 압권을 자랑했다. 

눈동자, 코끝, 얼굴의 주름 한 줄까지 미세하게 표현할 정도로 '마당이 있는 집'에서 김태희는 대사나 언어적 표현이 아닌 비언어적 표현들에 집중한다. 다양한 대사로 작품의 메시지와 매력을 설파해온 여타의 드라마들과 '마당이 있는 집'이 갖는 차별점이자, 동시에 김태희라는 배우가 이번 작품에서 숙제로 안은 부분이다. 대사를 통해 말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것조차 배우가 연기로 해내야 하기 때문.

상대 배우들도 쟁쟁하다. 남편 역의 김성오나, 워맨스를 보여줄 추상은 역의 임지연, 상은의 남편 김윤범 역의 최재림 등이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났다. 김태희는 3년 만에 복귀하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복귀에 대한 기대감 충족과 동시에 쟁쟁한 이 배우들과의 호흡에서 리액션을 해내며 출연작 중 가장 대사 없는 연기도 보여줘야 한다. 그 때문일까. 임지연이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무기력해진 상은을 표현하려 눈에 힘을 풀고 느슨해진 분위기 속에 긴장감을 자아낸다면, 반대로 김태희는 항상 팽팽하게 당겨진 듯한 긴장감 넘치는 표정으로 스릴감을 자아낸다.

이 과정에서 클로즈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정지현 감독의 수가 번뜩인다. 화면으로 전달할 수 없는 '시체 냄새'를 전달하려는 건지 미세하게 움직이는 코끝, 기뻐하는지 슬퍼하는지 알기 힘든 '웃픈' 얼굴까지. '마당이 있는 집'은 김태희 얼굴의 사소한 한 점까지 놓치지 않고 포착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 마지막을 채울 색깔은 어떤 감정일까. 불안감과 호기심으로 시작해 긴장감을 채워나가는 '마당이 있는 집' 김태희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 monamie@osen.co.kr

[사진] KT 스튜디오 지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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