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코스, 어떻게 만들어질까? 송호 <골프코스 설계의 정석>에 다 담았다[SS NEW ARRIVAL]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골프코스는 다양성이 생명이다. 코스는 정해진 규격이 없다. 명문 코스는 디자이너의 상상력과 자연 지형을 이용할 줄 아는 감각의 앙상블 결과다. 다양성을 담보해야 18홀 라운드를 마친 뒤 기억에 남는 코스가 있다.

국내 골프코스 설계 장인 송호 대표(송호골프디자인)가 ‘골프코스 설계의 정석’을 출간했다. 송 대표가 골프장 설계분야 입문후 십수 년 동안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정리한 자료를 망라한 책이다. 국내 최초의 골프코스 설계 서적이라는 게 도서출판 맑음북스의 귀띔이다.

송 대표는 “골프코스 설계는 골프라는 스포츠의 장을 만드는 것으로, 골프의 명제와 그 나라의 골프 문화에 맞는 골프코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국내 골프산업 태동기인 1980~90년대에는 미국이나 일본의 기술을 코스 설계에 도입했다. 지형 환경 산림 규제 등이 미·일과 다르고, 골프 문화도 차이가 컸다. 국내 골프코스 조성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직접 설계하고 촬영한 코스를 예로들었다.

계획, 설계, 감리 등 챕터별 주제도 분명하다. 계획단계는 부지선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체크포인트를 중심 내용으로 풀어나간다. 자연환경(지형 및 지세)과 인문환경(접근성·진입로·잔디 용수 수원확보·토지 가격·주변 식생·법적 규제·각종 장애물 등) 등을 다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계단계에서는 루팅플랜(Routing plan)을 시작으로, 기본설계와 전략적 설계, 환경과 사업성을 고려한 디자인, 골프코스 빌리지, 코스 리노베이션이 필요한 이유 등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다양한 플레이어의 수준을 어떻게 맞출것인가’에 대한 부분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 “하이핸디캐퍼와 로우핸디캐퍼는 골프코스를 보는 시각이나 골프를 하는 방법이 다르다. 하급자는 쉬운 코스를 좋아하지만 상급자는 다소 고난도 코스를 선호한다. 그래서 모든 플레이어 수준에 걸맞는 코스를 설계하려면 공정한 게임이 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시설계 및 감리단계는 토 공사, 법면 처리 공사, 배수 공사, 잔디 공사, 그린·티·벙커 공사, 연못 공사, 도로 공사, 조경 공사 등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전체 스코어의 절반을 책임지는 그린은 매우 치밀하고 섬세한 계획에 의해 조성된다.

골프에서의 스코어는 쇼트 게임에 의해 좌우된다. 그린 콤플렉스(Green Complex:그린을 비롯해, 그린을 둘러싼 해저드와 벙커, 치핑 영역을 전반을 아우르는 영역)에서의 다양한 샷 메이킹(러닝 어프로치, 피치 앤드 런, 범프앤드 런, 플롭샷, 로브샷)으로 홀에 붙이는 기술과 온 그린 시킨 후의 피팅 실력은 스코어로 직결되므로 그린 콤플렉스를 조성할 때는 다양한 샷을 테스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언듈레이션을 조성한다.

이 책의 마지막은 카누스티 18번홀, 파인밸리 13번홀, 오거스타내셔널 12번홀, 페블비치 18번홀, 사이프러스포인트 15번홀 등 월드 베스트홀과 그 코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플레이하면 좋은지 설계가의 스케치 그림과 함께 라스트 오프(Last Off)로 구성했다.

저자는 “앨리스터 맥킨지가 말했듯 예술가의 영혼, 골퍼의 마음, 그리고 엔지니어의 두뇌를 가진 골프코스 설계가가 되기를 염원하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골프장 설계와 조성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길라잡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