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갈등 속 철거 확정 원주 아카데미극장 법적 분쟁으로 번지나

극장 보존단체 "철거안 의결과정 위법…행정·헌법 소송"
원주시 "억지 주장 펼치며 잘못된 정보로 시민 현혹"

강원 원주아카데미극장 자료사진. (뉴스1 DB)

(춘천·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보존 찬반갈등 속 철거가 확정된 강원 원주 아카데미극장을 놓고 법적분쟁이 예고됐다.

극장 보존주장단체인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와 녹색당은 27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시의회의 아카데미극장 철거 안의 의결과정이 위법했기에 행정소송과 헌법소송을 한다”며 “극장철거 결의 무효화를 위해 대법원에 기관소송,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원주시는 자료를 통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철거결정을 놓고 반대단체의 비판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잘못된 정보로 시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보존단체는 지난 5월 원주시의회 제24회 임시회를 통해 의결된 ‘시유(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아카데미극장 철거 및 문화공간조성)이 절차불이행 등 위법한 과정으로 상정돼 무효고, 지방자치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이들은 원주시가 당시 임시회 부의안건을 지난 4월 11일 공고했는데, 극장 철거안은 빠져있었고, 이후 공고 없이 시의회에 철거안을 제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방자치법상 지자체장이 지방의회에 제출할 안건을 미리 공고해야 하는데, 불이행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동법에는 회의 중 긴급한 안건을 제출 시 공고절차가 예외라는 내용도 있는데, 아친연대는 철거안이 긴급한 안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논리도 보태는 등 이를 비롯해 철거 안건과 관련된 회의 등도 절차적으로 위법했다는 입장도 피력해왔다.

하지만 원주시는 그간 보존단체와 대립해 온 상황이다. 시의 행정업무상 긴급여부는 시 자체적으로 판단할 사안이고, 시에 감사실과 통제기능도 있는데, 법적인 하자 발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는 등 절차상 위법한 점이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시는 사전에 공고된 ‘2023년도 제3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이미 아카데미극장 관련 안건도 포함됐다면서 별도로 안건명을 만들어 공고하지 않았을 뿐, 이를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 밖에 지방자치법에 따른 공고방법은 지자체장의 재량이라는 입장도 밝히는 등 아친연대의 주장을 정면 반박해왔다.

아카데미극장은 1963년부터 2006년까지 운영 후 문화행사 공간 등으로 활용됐고, 현재 안전문제 등으로 문을 닫았다.

그간 극장 역사·문화가치를 내세운 '보존' 측과 안전·유지관리를 지적한 '철거' 측이 맞서왔고, 시는 최근 철거발표와 함께 그곳에 야외공연장 등을 조성키로 했으며, 이후 원주시의회는 여야 대립 속 표결을 통해 철거 예산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skh881209@news1.kr